교육부는 지난 2014년 사교육비 절감과 고교 영어교육 정상화를 이유로 2018학년도 수능부터 영어영역을 절대평가로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등급제 적용 기준을 확정하도록 했다.
그동안은 전체 수험생 가운데 상위 4%의 수험생은 1등급, 7%는 2등급 등의 상대평가로 진행됐지만, 등급제가 시행되면 90점 이상은 1등급, 80점 이상은 2등급 등 등급제로만 성적이 표기된다.
각 대학들이 확정한 방안에 따르면 서울대는 등급 간 점수 차이를 0.5점으로 정했다.
0점을 받은 수험생과 만점자의 점수 차가 4점에 불과해 서울대 입시에서 영어 점수가 의미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반면 연세대는 1등급은 100점, 2등급은 95점, 3등급은 87.5점으로 등급간 격차를 키웠고 9등급은 변환점수가 5점이다.
서강대는 영어 등급 간 1점씩 균등 차감하기로 했다.
이화여대의 경우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등급 간 점수 차는 4점, 250점(만점) 기준에서는 등급 간 점수 차는 10점으로 최고 1등급과 9등급 간 점수 차는 80점이다.
지역대 가운데 충남대는 차감제를 적용한다.
표준점수를 활용해 영어영역을 32%를 반영하는 이 대학은 1등급은 0점, 2등급은 -3점, 3등급은 -6점 등으로 감점 처리하며, 9등급은 26점이 감점돼 등급간 격차를 3~4점을 뒀다.
한의대가 있는 대전대는 200점 만점에 5점씩 감점하고, 7,8,9등급의 경우 격차를 더욱 키웠다.
의대가 있는 건양대는 등급간 격차를 4점으로 뒀다.
이렇게 대학마다 등급간 점수가 달라지면서 수능 영어의 변별력이 무력화되거나 1등급을 받아야만 서울권에 있는 대학, 일명 인서울 대학이나 지방대 의대 등 상위권 대학에 진학이 가능해졌다.
결국 수험생들로서는 영어를 비롯해 모든 영역을 소홀히 할 수 없게 된데다 쉬운 수능으로 일부 대학들이 본고사 부활 필요성까지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히려 사교육에 의존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각 대학 자체적으로 기준을 세우라고 방침을 세우면서 타 대학과 예년 수험생들의 수준을 고려해 적용 방식을 세웠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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