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인제 최고 대전서 공약 소유권 주장
더민주 공약 변경 옹호·분원 효과만 호소
국민의당·정의당, 공약 도용에 이전투구 비판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는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우호 여론 조성에 나섰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분원 설치는 자신들의 공약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으며,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완전 이전을 추진하다가 관련법 등에 따라 즉각적인 이전의 어려움을 고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표심에만 급급해 설익은 공약을 내놨다고 새누리당·더민주를 비판했다.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30일 대전시당사에서 열린 대전·세종·충남 국회의원 후보 합동기자회견에서 “더민주가 국회를 송두리째 이전한다는 공약을 기정사실화했다가 하루만에 뒤집었다”면서 “국회 분원의 설치는 새누리당이 다듬어 놓은 것이고, 더민주는 이것을 뛰어넘어 (국회를) 송두리째 옮긴다고 했다가 수도이전 위헌 결정에 저촉되는게 두려워 분원으로 바꿨다”고 비난했다.
같은당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도 “국회 옮긴다고 하더니 하루만에 뒤집고, 국회 옮기면 다 찍어주고 아니면 아닌 걸로(하느냐)”며 “대선때 재미봤다고 하더니 충청도가 재미보는 대상이냐 정말 기분 나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더민주 대전시당은 지난 28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더민주는 국회 본원의 세종시 이전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관련법 등에 따라 즉각적인 이전의 어려움을 진솔하게 충청민에게 고한 것”이라고 중앙당의 공약 변경을 옹호했다.
충남도당도 전날 분원 설치로 공약이 변경된 것에 대한 입장은 내비치지 않은 채 “국회 분원은 행정의 비효율성을 해소하고 국토 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공약 도용 여부를 둘러싼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대립이 이전투구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대전시당은 30일 자료를 내고 “국회의 세종시 이전 공약 번복은 신중해야할 국가 대사를 마치 동네 다리 놓는 공약처럼 가볍게 여기는 천박함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힐난했다.
국민의당은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생트집 잡기로 일관해 충청인의 가슴에 상처를 남기고 있다”고 힐책했다.
정의당도 천호선 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29일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 국회 분원 설치는) 하루만에 공약이 백지화된 것으로 뜸도 다 들지 않은 밥에 밥주걱을 들이댄 꼴”이라며 “더 가관인 것은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누가 먼저 분원 정책을 만들었는지를 놓고 우기며 싸우고 있다. 본원이냐, 분원이냐 이전에 중요한 것은 얼마나 충실히 준비한 정책이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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