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국립대의 강의와 학점을 교류하는 국립대 연합대학 추진을 검토하면서 대학가가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교수간 무한 경쟁으로 국립대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국립대 구조 개혁의 일환으로 강의와 학점교류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최근 “국립대학 간 자율적인 상호 협력과 보완을 통한 공동 발전 모델로서 국립대학들이 각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연합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며 “국립대학 발전방안 수립을 위해 정책연구를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의 연합대학은 학교 간 강의와 학점 교류를 비롯해 대학원 과정의 공동개설 등의 형태가 점쳐지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 간 교류협력 활성화 등을 통한 연합체제의 필요성은 이미 학점 교류와 대학연합기술지주회사 설립·운영 등으로 대학 현장에서부터 논의가 활발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이 같은 연합대학 추진을 놓고 국립대들은 학점과 강의 교류가 궁극적으로는 유사학과의 통폐합, 더 나아가는 국립대간 통폐합을 유도하는 구조개혁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비슷한 과목을 타 대학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학점과 강의 교류가 진행될 경우 교수간 무한 경쟁과 함께 결국 도태되는 교수와 교과목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립대 발전방안’을 사립대가 주도적으로 만들고 있다는 점도 국립대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추진 방향을 놓고도 거점국립대는 권역별 연합을, 지역중심국공립대는 지역별 연합을 주장하는 등 국립대 안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에서 거점국립대 총장들은 이영 교육부 차관에게“권역별로 윈-윈하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길 바란다”고 밝힌 반면 지역중심 국공립대 총장들은 “지방의 중소도시에 있는 대학이 많고 그만큼 지역 밀접성이 크고,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상당하다”며 다소 우려의 시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대 관계자는 “국립대의 특성과 역할에 대한 면밀한 검토 후 연합 대학에 대한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며 “지금까지처럼 예산 지원을 전제로 한 교육부의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정책은 오히려 국립대 혼란만 야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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