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각 당의 최종 주자들이 확정됨에 따라 본막이 올랐다.
이번 선거는 당별 명운의 가름과 함께 차기 대전의 전초전이라는 의미에서 사활을 건 혈투가 예고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일하는 국회를 표방하며 야당심판론을 제기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유로 정권심판론을, 국민의당은 양대정당을 기득권을 치부하며 제3정당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변수들의 존재에 선거전 초반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공천 잡음과 당내 갈등=대진표가 확정됐음에도 공천 잡음은 여전하다. 당장, 유승민 의원의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은 그 대표적인 예다. 친박(박근혜 대통령)계 입장에서는 유 의원의 공천 탈락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비박계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공천 탈락한 비박계 간 무소속 연대 움직임이 나타날 조짐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친박계 현역 의원이 많은 충청권의 경우, 다소 다른 분위기나 공천 잡음이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 출마 등으로 번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청주 상당에는 서원구 경선에서 패한 뒤 탈당한 한대수 전 청주시장이 친반통일당으로 출마했고 흥덕구에서는 김준환 전 당협위원장이, 청원은 권태호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나섰다. 대전 유성갑에서는 공천에서 패한 후보의 지지층이 선거전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공천 파문이 만만치 않다. 우선, 비례대표 선정을 두고 당내 불만은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공천에서 배제된 후보와 지지층이 당에 반기를 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세종이다. 이해찬 의원이 공천 배제에 무소속 출마로 맞대응했고, 세종시의원들과 세종시당은 당무 거부를 선언했다. 심지어 이 의원의 선대위에 참여한 현역 인사도 나왔다.
논산·계룡·금산에 출마했던 황국연 예비후보는 탈당과 함께 국민의당 이환식 후보를 지지했다. 당 안팎의 민심도 호의적이지 않다.
충청권의 한 후보는 “공천잡음이 여당에 그치지 않고, 우리 당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역민들께서 공천 문제를 지적하면 뭐라고 대답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야권단일화=충청권만 하더라도 20여곳 이상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구도가 형성됐다. 야권 성향을 지닌 표심의 분열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진보 성향의 종교계와 시민단체가 야권단일화를 촉구한 것도 이 맥락에서다. 대전에서 3곳, 충남에서 2곳 등이 단일화가 추진됐지만, 대전 중구와 천안을은 입장차가 첨예해 불발된 양상이며 대덕구도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만 촉구하면서 단일화 실패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그나마 대전 동구가 여론조사 방식까지 합의하며 가능성을 높이고 있고, 당진에선 더민주 어기구 후보가 국민의당 송노섭 후보에게 득표율의 10% 가산점을 주겠다는 파격 제안까지 내놓으며 야권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송 후보 측은 단일화는 동의하면서도 가산점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여기에 야권단일화가 이뤄진데도 지지층과 지역민들이 이를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는 문제도 있다. 선거필패가 우려되지만, 단일화는 중도포기를 의미하기에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키는 어렵다. 국민의당이 야권단일화를 놓고 당과 사전에 협의없이 일방적이거나 자의적으로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이 맥락으로 읽힌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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