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전시장 재선거가 병행될 가능성이 사라지며 여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여야는 아직 재선거가 실시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키는 어렵지만 총선과 동시에 치러지지 않는 것에 안도와 탄식이 교차하는 분위기다.
14일 대전시와 정치권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을 받은 권선택 대전시장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미뤄지고 있다.
재선거가 총선과 함께 열리려면 선거 30일 전인 이날까지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가 확정, 관할 선거관리위원회에 통지돼야 한다. 그러나 통지가 없었던 만큼 총선과 같이 재선거를 치르게 될 일은 무산됐다.
이에 여야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권 시장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먼저 안도감을 표시했다. 더민주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새누리당이 그토록 고대했던 4·13대전시장 재선거는 난망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당은 새누리당의 재선거를 대비한 움직임에 비판도 잊지 않았다.
시당은 “새누리당은 명백한 표적수사와 무리한 검찰기소, 1·2심의 정치적 판결에 의해 고초를 겪고 있는 권선택 대전시장의 낙마를 상정한 노골적 재선거 행보를 지속해왔다”며 “특히, 전직시장 등이 부화뇌동해 전면에 나서 경쟁적인 세 불리기에 급급하는 등 대전시정 혼란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시당은 또 “최근에는 염홍철 전 대전시장을 앞세워 권 시장의 시정철학이며 핵심공약을 지속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면서 “총선보다 현직시장을 몰아내고 예정되지도 않은 재선거를 치르기 위한 속보이는 김칫국 행보를 거듭한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했다.
재선거 가능성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던 새누리당으로서는 당혹감이 적지 않다.
당장, 재선거를 염두에 뒀던 유력주자들로서는 막연하게 대법원의 선고시기만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유력주자들의 조직을 붙들어 총선에서 자당에 유리한 여론 형성을 구상했던 새누리당 대전시당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재선거가 치러질 경우, 후보군 마련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는 더민주와 달리 풍부한 후보군의 존재로 야당 현역의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나 영향력이 낮은 자당 총선 예비후보자에 대한 지원 전략이 차질을 빚게 된 이유에서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재선거를 같이 치르게 되는 것도 고려했던 안 중의 하나”라며 “재선거를 고려했던 분들로서는 다소 맥이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시장 재선거 병행 여부와 관련없이 총선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분들도 있다”면서 “각 위원회 참여인사들을 향후 시당 선대위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대전시장 재선거가 총선과 병행되지 않더라도 상고심은 진행돼야한다는 점에서 선거전에 적지않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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