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웃음기 없는 강직한 성품으로 보이지만, 인터뷰 내내 환하게 웃으며 답하는 그의 얼굴은 '주민과 가까워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안함, 그 이상의 또 다른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이내 업무에 돌입하면서는 카리스마를 내뿜는 장 청장이다.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대처하는 장 청장이 역동적인 도농복합도시 충남과 세종에서 얼마나 활약할 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실적과 건수 등 평가를 위한 보여주기식 치안활동을 혁파하고 주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치안 활동을 하겠다는 그의 다짐이 현실이 된다면, 충남은 전국 최고를 넘어 세계에서 본받을 치안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편집자 주>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충남지방경찰청장으로 오신 소감이 어떤가요?
▲서해안 시대를 열어가는 국토의 중심 충남과 대한민국 행정의 요람인 세종시 치안을 담당하는 중책을 맡게 돼 개인적으로는 영광이지만, 그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참여치안, 지역사회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치안을 바탕으로 충남·세종이 전국에서 제일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지방청장 부임이고 충남 근무도 처음인데 계획한 치안 정책이 있으신가요?
▲경찰의 가장 큰 존재 이유는 범죄와 각종 위험으로부터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112신속대응시스템을 고도화하고 4대 사회악, 금융사기, 또 주민생활과 밀접한 범죄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기초치안을 확고히 다져 나가겠습니다.
이와 함께 소수의 불법이 다수 일반 국민의 행복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불법 폭력 집회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며, 주민들의 일상 속 안전을 위해 선진 교통문화를 정착시키는 등 생활법치 확립에도 중점을 둘 것입니다.
아울러 경찰력만으로는 모든 치안수요를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관계기관과의 협업은 물론 주민과 함께 하는 참여치안을 활성화해 고질적인 치안불안 요소를 찾아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충남·세종 지역은 도농복합도시 형태를 띠고 있어 획일적인 치안활동을 펼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있으신가요?
▲도시와 농촌 주민들이 경찰에 바라는 것이 각각 다르고, 치안여건과 단속해야 할 범죄유형도 달라 경찰활동도 지역 특성에 맞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아산시 같은 경우는 충남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살고 있고 또 외국인 범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산지역은 외국인 자율 방범대 운영을 중점 업무로 선정해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올해는 각 지역마다 경찰서장을 중심으로 그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안시책을 만들어 역동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인력·예산·장비를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세종과 천안, 아산의 치안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세종특별자치시 인구는 최근 21만 명을 넘어서고 2020년에는 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세종경찰서 경찰관 정원을 158명에서 255명으로 증원했으며, 올 10월에는 가칭 보람파출소가 신설될 예정입니다.
또 지난해 무산된 세종남부경찰서 신설도 계속 추진할 계획입니다.
천안·아산의 경우 112 신고건수가 충남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치안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아산서 장재파출소를 개소한데 이어 올해는 천안서북서 백석지구대 신설을 추진하는 등 치안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업무중심을 현장에 두고 실적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그동안 주민 만족보다는 단속실적, 캠페인 개최 건수 등 포장된 숫자와 결과로 경찰 활동 전부를 평가하는 관행이 남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성과를 위한 보여주기 식 이벤트보다는 교통질서, 법질서, 기초질서 등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안전하다고 느끼는 체감 치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여주기 식 전시행정을 최소화하고, 주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아 세심하게 살피고 정성을 다해 감동할 수 있는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의미입니다. -범죄예방과 검거 못지않게 피해자 보호도 중요한데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충남청에 피해자보호팀을 신설하고, 각 경찰서에 피해자전담경찰관을 배치해 체계적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 시스템으로 1년간 피해자보호를 위한 체계를 확보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면 올해는 경찰에서 할 수 있는 긴급보호지원을 확대해 긴급·현장성이 떨어졌던 기존 피해자보호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둘 것입니다.
당장 보호 대상자의 주거지에 CCTV와 비상벨을 설치해 위급상황에 신속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여기에 심리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파악한 피해자의 현 상태 분석 결과를 수사 서류와 함께 보내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높여나갈 것입니다.
긴급하게 대피처가 필요한 피해자에게는 임시숙소와 간단한 식사, 생필품을 제공하는 사업도 새롭게 추진할 예정입니다.
-여성과 아동,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치안대책이 있으신가요?
▲경찰이 보호해야 할 대상은 모든 국민이지만 그중에서도 조금 더 세심하게 챙겨야 할 대상이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애인·아동 대상 성폭력은 피해자의 대처능력이 부족하고, 신고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이에 따라 전담경찰관의 활동을 강화하고, 유관기관·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범죄요인을 사전 차단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또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대응체제와 매뉴얼을 재정비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엄정한 수사로 그동안 관행으로 치부돼 왔던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처벌을 강화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 주시죠.
▲올 한 해 주민들과 함께하는 참여치안으로 충남·세종을 전국에서 제일 살기 좋은 안전한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들과 현장에서 자주 만나 대화하고 정책 제언단의 의견을 치안정책에 반영하는 등 주민을 최상의 고객으로 모실 생각입니다.
충남경찰에 대한 주민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지원을 당부 드리며, 감동치안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장향진 청장은=1963년 12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현재 경기 성남에 주소를 두고 있으며, 홍성군 용봉산 자락 내포신도시 관사에 거주하고 있다. 명지고와 경찰대 법학과(2기)를 졸업하고 1986년 경위로 경찰관 생활을 시작했다. 경북 상주서장, 경찰대 교무과장, 경기 과천서장, 서울 4기동대장, 종로서장, 본청 생활질서과장, 서울 1기동단장, 1기동단 본부장, 부산청 제2부장, 서울 기동단장, 본청 경무인사기획관, 서울청 차장을 지낸 후 충남청장으로 지난해 12월 28일 취임했다.
대담=최정규 충남총괄본부장
정리=유희성·사진=박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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