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출신인 정 전 총리는 충청을 기반으로 한 한화 이글스의 팬이 되는 게 맞다. 정 전 총리는 ‘두산 마니아’다. 이유는 두산그룹의 후원으로 어려운 학창시절 공부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두산베어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말’를 갈아타야 하는 상황에 처해진 정 전 총리.
그의 말을 빌리자면 ‘신의’가 중요하다는 말로 곤혹스런 분위기를 넘기고 있다. 줄곧 두산 팬으로 있다가 선거철이 다가왔다고 한화 팬으로 ‘전향’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정 전 총리 측은 한화이글스 모자를 쓸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이글스파크에서 시구할 날이 가까워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김성근 한화감독과 최근 식사를 같이했다.
서울의 ‘두산’, 그리고 충청의 아이콘 ‘한화’. 두 구단에 대한 끊임없는 사랑이 정 전 총리를 정치권으로 밀어붙이는 형국이다.
충청대망론의 열기속에서 정 전 총리는 여러 구상에 들어간 듯하다. 정당의 선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충청 민심이 그를 지지해 주느냐를 탐색중이다.
그는 다음주에 고향인 공주시 탄천면 덕지리를 반(半) 공개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원래는 지난주에 모친의 기일이었으나 일정이 겹쳐 다음주로 돌렸다.
고향 방문의 의미는 부모님 산소에 신년 인사 겸 정치 출격 다짐을 받는 자리가 될 듯 싶다.
정치인들에게는 필수 코스다.
그러면서 덕지리에 거주하는 당숙모에게 인사를 건네고 이어 동네 사람들을 만나 그간의 안부를 물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가 고향을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총리에 취임한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당지 덕지리 마을회관 신축 후 동네 사람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적이 있다.
공주 방문은 세종시 수정안 건설에 대한 지역 민심을 직접 찾는 잣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측근은 “덕지리 사람들을 중심으로 ‘운(이) 찬’의 시대가 온 게 아닌가 싶다는 말이 돌고 있다”며 “정치 행보의 시작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17일 오후 충청향우회 정기총회 축사를 통해 “저는 지금 우리 사회가 베풀어 주신 은혜를 갚고, 우리 고향 충청인의 자긍심을 높일 방안을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다”며 “충청인의 기개를 살려,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충청인답게 우직하게 한 길로 매진하겠다며 사실상 정계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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