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조직 등친 '60대 사기 베테랑'

통장 빌려주고 2천만원 가로채

보이스피싱 조직을 상대로 사기를 친 후 범죄 수익금을 가로챈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6일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자신 명의의 통장, 현금·체크카드를 빌려주고 보이스피싱 피해금(2300만원)이 입금되자 이를 가로챈 혐의(사기)로 A(6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서울 관악구 신림동 한 은행 앞 노상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 2명을 만났다. 그는 조직원에게 자신의 은행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계좌로 돈이 입금되면 출금해 직접 전달해 주겠다고 속였다.

실제 “아들을 납치했다”는 전화를 받은 피해자가 A씨 계좌로 2300만원을 입금하자 A씨는 다른 은행으로 피해금을 이체하고 동행한 조직원 2명을 따돌렸다.

따돌리는 과정에서 먼저 A씨는 “은행에 현금이 없어 출금하지 못했다”고 조직원을 속였다. 이후 다른 은행으로 가는 도중 인근에 세워둔 차를 타고 도주하는 등 대담한 행동을 보였다. A씨는 가로챈 피해금을 인출 사채 등 채무변제에 사용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중간에서 가로챌 경우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경찰에 신고를 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이미 2차례나 이 같은 수법으로 사기행각을 벌이다 처벌받은 베테랑 사기범이었다.

송익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