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제35회 임시회에서 시의회 최초로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정회를 거듭하면서 결국 여야 합의 끝에 보류됐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 못 한 문서 한 장 때문에 후유증이 심해지고 있다.
임시회 개회 후 10여분간의 정회 동안 방청석에 '사회권한 위임에 관한 사항' 문건이 배포됐다. 이 문건은 윤형권 부의장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임시회가 열리기 하루 전날인 14일 오후 윤 부의장 등이 임 의장 자택까지 찾아가 서명 권유를 종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문건은 '올해 처음 임시회가 개원하는 15일부터 세종시의회 전반기 의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6월 말까지 정례회, 임시회, 간담회 등의 의사진행(사회권)에 관련한 사항을 윤형권 부의장에 위임한다'는 내용이다. 사유는 '일신상의 이유'이며 임 의장의 서명란도 있었다. 문제는 이번 문서가 더민주당이 주도한 '임상전 의장 불신임 결의안' 철회 조건으로 작성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 더민주당 소속 의원 8명이 임 의장의 독단적 의회 운영 등으로 제출한 불심임안을 여야 합의라는 이유를 들어 스스로 포기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혼자 북치고 장구친' 셈이다. 오전 10시부터 이춘희 시장과 최교진 교육감 등을 비롯한 주요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더민주의 연출한 놀이만 구경하다 돌아간 것이다.
새누리당 세종시당이 성명서를 내고 윤 부의장 등 더민주를 강하게 비판했다.
시당은 16일 논평을 내고, “최소한의 예의도 망각하고 동료이자 선배의원에게 서명을 강요하며, 위임각서를 준비하는 행태는 사채업자가 신체포기각서를 요구하는 영화장면과 비슷하게 상상된다”며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치를 소중하게 지켜야 하는 윤형권 부의장이 한 행동이라고는 믿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의회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본인들의 자리싸움을 일삼는 야당 의원들의 행태에 걱정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진실 여부를 떠나 더불어 민주당 세종시당은 당소속 시의원들의 품의와 행동관리에 대한 책임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도 성명서를 통해, “정치적 혐오와 불신을 낳고 있는 임상전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자성을 촉구한다”며 “이번 사태가 시의회가 세종시 위상에 걸맞은 대의기관으로 거듭나는 산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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