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58일 앞두고 각 선거구별 후보군들의 행보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내년 대선의 전초전일 뿐만 아니라 여당에 대한 심판, 쇄신과 개혁의 길로 나서는 야당에 대한 신뢰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에서의 기선을 잡기 위한 첫 시험대라는 면에서 이번 총선은 여야의 총력전이 될 전망이다. 이에 본보는 총선을 앞두고 격전지로 예상되는 지역의 후보 전략 및 쟁점, 변수 등을 소개하는 '격전지를 가다'를 싣고자 한다. <편집자 주>
강창희 의원(새누리당)의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된 대전 중구는 제20대 충청권 국회의원 선거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 중 하나다. 강 의원과 함께 지역을 양분하던 이가 권선택 대전시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총선의 당선자는 중구의 새로운 맹주가 될 가능성이 높은 이유에서다.
특히, 중구는 대전의 옛 정치 1번지로 꼽히면서 '대전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이번 선거의 승리는 단순히 의석 수 1석을 넘어 여야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이 중구를 지켜내며 자존심을 지킬 지, 아니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이 새로운 깃발을 들어올릴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다만, 현재까지는 야권에 비해 새누리당 내부의 경쟁 구도에 더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포스트' 강창희를 향해 이은권 전 중구청장이 일찌감치 도전에 나섰다. 그는 오랜 기간 중구 당협에 몸담아왔다는 점을 상징한 '뚝심'과 '헌신'을 내세우며 당원과 지역민들과의 스킨쉽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비례대표인 이에리사 의원이 지역구 도전지로 중구를 택하며 경선이 예고됐기 때문. 이 의원은 현역 의원으로서의 강점인 예산 확보 성과를 앞세우는 동시에 체육계에서의 공헌을 이제는 지역에 돌리겠다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강영환 전 국무총리실 공보협력비서관과 곽영교 전 대전시의회 의장, 김세환 전 대전시티즌 사장, 신진 충남대 교수 등도 중앙행정·지방의정 참여 경험과 젊은 일꾼, 청렴 등을 각각 무기로 이들과 경쟁하고 있다.
이런 경쟁 구도 탓에 유령당원 의혹 제기와 잇단 선거법 위반 신고 등 경선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르면 19일부터 이뤄질 여론조사에 대비, 각 후보 진영들은 문자메시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지층 고착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치열한 신경전이 자칫 당내홍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점에 공천 갈등과 불복이 선거전의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까지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권선택 대전시장의 최종 선고를 염두에 둔 당내 유력주자들과의 관계가 경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야권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후보들이 정부와 여당의 실정을 심판하겠다고 자처하며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더민주는 이서령 지역위원장이 오랜 숙고 끝에 출마를 결정한 뒤 '진인사 대천명'의 자세로 밑바닥 표심 잡기에 나섰고, 국민의당은 당초 새누리당과 더민주에서 출마가 예상됐던 고무열 한국유권자연맹 대전지부장과 유배근 전 지역위원장이 발기인에 참여 후 국민의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송미림 사단법인 아름다운 숲 이사장도 지난 12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중구 총선 출마를 표명해 치열한 경선 경쟁과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청년 몫으로 신하정 전 김제남 의원실 비서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인물론이 강세를 띄어온 중구이기에 야권 후보들이 새누리당 후보들에 견줘 확실한 필승카드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각도 짙다. 당장, 야권 후보의 난립에 표심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야권 주자들은 강 의원에 대한 피로감 해소와 원도심 개발 열망 등 현안을 해결한 것이 없다는 이른바 심판론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에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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