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부담을 놓고 정부와 전국교육청의 마찰이 충청권에선 처음으로 최교진(63) 세종시교육감이 '청와대 1인 시위자'로 나섰다.<사진>
지난 3일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전국 시ㆍ도교육감 긴급 기자회견에서 보육대란 해결을 위한 '긴급 국고 지원 촉구'에 이은 조치로, 전국적으로는 이재정 경기교육감과 민병희 강원교육감에 이어 세 번째다.
최 교육감은 11일 오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누리과정 공약 이행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통해 대선 당시 정부 책임이라는 공약을 내걸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최 교육감은 “누리과정 무상보육은 대통령의 공약인데,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는 것은 결국 초ㆍ중ㆍ고교 교육비를 빼앗아 교육 전체의 부실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세종시 전체학교의 1년 운영비는 330억원, 어린이집 1년 지원금은 172억원으로, 교육청이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한다면 결국 교육환경 개선, 시설격차 해소 등 초ㆍ중등 교육을 위한 주요 예산이 삭감될 수밖에 없다는 게 교육감의 항변이다.
특히, 세종시는 타 시ㆍ도보다 절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출산이 계속되는 타지역과 달리 세종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40대 이하 인구는 전체의 86%이며, 30대가 23.6%에 달한다. 여기에다 신도시(행정중심복합도시)의 경우 평균 연령이 31.4세로, 영유아를 둔 젊은 부부들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다.
실제 올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대상 원아수는 5000여명으로,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보여 2020년 원아수는 76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5년 138억원이던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금이 올해 172억원, 2020년에는 280억원이 필요하지만, 자체 예산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최 교육감이 청와대로 향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 교육감은 “대통령께서 후보시절인 2012년 12월에 '국가책임 보육체계를 구축하고 5살까지 맞춤형 보육을 실시하겠다', '중앙정부가 책임지는 게 맞다'는 공약을 내걸었다”며 “대통령과 정부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 대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12일에는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세종=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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