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운영 회사 측에서 요구한 요금 인상안에 대해 오는 7월 BRT(간선형급행버스체계) 개통 후 교통수요 등을 분석한 뒤 요금인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는데, 인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8월 천변도시고속화도로(주)가 제출한 통행요금 인상 요구에 대해 결정을 미룬 상태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통행요금 인상 움직임을 감지한 시민단체와 이용자들의 반발 여론을 의식한 탓이다.
천변도시고속화도로(주)는 대전시와 양허계약상 소비자 물가지수를 반영한 통행료 현실화와 2012년 소형차 요금을 900원으로 올리지 못해 발생한 손실금, 중·대형차 요금 미조정 손실 보완 등을 이유로 요금인상을 시에 요청했다.
이런 이유를 들어 운영 회사 측은 세 가지 요금인상안을 제시했다.
요금인상안은 소형차 기준으로 현행 800원에서 200원을 인상해 1000원으로 올리는 1안과 150원을 인상해 950원으로 올리는 2안, 현행 800원으로 유지하는 3안이다.
운영 회사 측에서 요금인상안을 들고 나온 이유는 따로 있다. 적자를 보이던 경영수지가 2013년부터 흑자로 돌아섰지만, 채무변제 목표에는 크게 미달하고 있어서다. 2031년까지 채무소진을 위해 연간 10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려야 하는데, 현재 30억원 수준에 불과해 운영수지가 맞지 않는 것.
시에서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 요금인상 쪽으로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시는 민간자본 차입을 하면서 지급보증 계약에 따라 2001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424억원의 운영지원금을 지출했다. 2031년까지인 계약기간동안 차액 1400억원을 갚지 못하면 지급보증을 선 시가 대신 갚아야 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는 당장 요금인상을 결정하지 않고 BRT 개통 후인 하반기까지 결정을 보류했다.
시는 와동IC에서 세종시까지 BRT가 개통되면 통행량이 일정 부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이 구간 하루 통행량은 4만5000대인데, BRT 개통 후에는 1만대 정도가 증가해 5만5000대가 운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당초 예측한 9만8000대에는 크게 부족한 45% 수준에 불과하다.
시 관계자는 “오는 7월 개통하는 BRT의 교통상황 등을 검토한 뒤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요금인상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통행량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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