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로사리오 영입으로 떠오른 ‘99년 로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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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로사리오 영입으로 떠오른 ‘99년 로마이어’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 공포의 다이너마이트 타선 구축

  • 승인 2016-01-28 09:18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 댄 로마이어 선수
▲ 댄 로마이어 선수
메이저리그 거포 윌린 로사리오(27)가 한화 이글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도 통산 44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7푼3리, 413안타, 241타점, 71홈런을 기록한 유망주다. 특히 2012년에는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0, 28홈런, 71타점의 뛰어난 성적으로 내셔널리그(NL) 신인왕 투표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국 현지에서는 로사리오의 한화 행에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화는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중심타선에서 활약해줄 외국인 타자 영입을 추진했고 로사리오는 지난해 11월 콜로라도가 룰5드래프트를 앞두고 유망주 보호를 위해 40인 로스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지명할당됐다. 이후 도미니칸리그 에스트렐라 드 오리엔트에서 뛰며 메이저리그 진입을 노렸지만 잘 이뤄지지 않자 한화 행을 결심했다.
 
로사리오의 계약 소식을 들은 한화 팬들은 1999년 우승의 주역인 댄 로마이어를 떠올릴 것이다. 한화는 99년 외국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 당시 캠프의 최대어는 로마이어였다. 로마이어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97년 시애틀 소속으로 9타수 3안타를 기록한 게 전부였다. 지금과 예전의 한국 리그의 수준차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트라이아웃 캠프에서 6경기에 나서 13타수 3안타 3홈런으로 강한 인상을 심어줬었다. 당시 한화는 로마이어에게 관심을 뒀지만 1순위 롯데가 지명할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연봉과 포지션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로마이어를 포기했다. 이에 한화가 로마이어를 영입할 수 있었다.
 
로마이어는 1999시즌 한화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1999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2리, 45홈런, 109타점으로 맹활약했다. 특히 45홈런은 2015시즌 전까지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홈런에 해당하는 대단한 기록이다. 지난해 삼성 나바로(48개)와 NC 테임즈(47개)가 이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경기 수가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로마이어의 장타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팬들이 로사리오에게 기대하는 부분일 것이다. 로사리오는 2012년 28홈런을 친 파워히터다. 메이저리그 구장 크기와 투수들의 능력치를 따졌을 때 국내리그에서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중심타선에서 30홈런 100타점 이상을 거둬준다면 한화 전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로마이어는 1루와 지명타자로 주로 뛰었다. 1999년 당시 한화에는 장종훈이라는 한 시대를 풍미한 선수가 1루에 자리 잡고 있었다. 로마이어는 장종훈과 1루,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으면서 동반 상승효과를 거뒀다. 98년 17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장종훈은 그해 27개 홈런을 치며 한화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데이비스라는 걸출한 외국인 선수와 클린업트리오를 형성하면서 1,2번에 이영우, 임수빈, 6번 송지만 등 공포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구축했다.
 
로사리오의 포지션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1루와 지명타자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리그 최고 우타자인 김태균이 1루를 맡고 있지만, 적지 않은 나이와 긴 시즌 일정으로 풀타임 소화가 쉽지 않다. 로사리오와 번갈아 포지션을 소화한다면 시너지를 기대할 만 하다. 이용규, 정근우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진에 김경언, 김태균, 로사리오가 클린업트리오를 형성한다면 1999년 타선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로마이어는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3할5푼7리 3홈런 7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1할2푼5리 2안타로 부진했다. 그러나 그는 한화 이글스 역사상 창단 첫 우승의 주역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화 팬들이 로사리오에게 거는 가장 큰 기대는 바로 이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로사리오가 로마이어를 닮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성격이다. 로마이어는 실력만큼이나 자부심이 강한 선수였다. 끊임없는 돌출행동으로 1999년 시즌 1호 퇴장 외국인 선수가 됐다. 2000년에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잦은 간섭과 지시 불이행으로 골칫거리가 됐다. 2000년 123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 29홈런 96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결국 성격 문제로 한화와 헤어지게 됐다.

재미있는 것은 현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과 댄 로마이어의 인연이다. 2001년 로마이어는 한화와 재계약에 실패한 후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시즌 중반 LG가 김 감독을 영입했고 로마이어는 한국리그에서 퇴출당했다. 물론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김 감독의 눈 밖에 나면서 한 차례 2군행을 지시받기도 했다. 로마이어는 퇴출 당시 타점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로사리오가 ‘99년 로마이어’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 것처럼 올 시즌 맹활약하길 기대해보자.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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