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메르스 여파가 건강검진도 외면하게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검진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매년 검진 수검률이 증가추세였지만 지난해 지역을 비롯한 전국을 강타한 메르스로 대전·충청의 지역민들도 검진을 꺼렸다.
25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세종·충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지역의 건강검진 수검률은 77.8%였다. 충남은 73.6%, 충북 75.6%, 세종 74.8%로 나타났으며 대전의 수검률이 지역에서는 가장 높았다.
대전의 경우 2013년 75.6%, 2014년 77.8%로 해마다 증가추세였으나, 지난해 수검률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다. 충남도 2013년 70.5%에서 2014년 73.1%로 3%p가량 증가했으나 지난해 수검률 증가는 0.5%p에 그쳤다.
충북과 세종은 오히려 수검률이 줄었다. 충북은 지난 2013년 74.3%에서 2014년 76.2%로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75.6%로 오히려 감소했다. 세종 역시 지난 2014년 76.9%를 기록했던 수검률이 지난해에는 74.7%까지 떨어졌다.
건강검진 수검률이 주춤한 이유는 지난해 4월 발생한 메르스 여파로 병원 방문 자체를 꺼렸기 때문이다. 지역민들이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을 자제하면서 2개월 이상 지속된 검진 미루기가 수검률 저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에는 건강검진을 미뤄왔던 직장인들이 검진 병원들로 몰리면서 말그대로 '검진 대란'을 겪기도 했다.
대전의 A검진병원 관계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르스로 병원을 찾지 않던 환자들이 연말에 몰리면서 검진을 받게 해 달라는 민원이 빗발쳤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직장에 근무하는 근로자가 지난해 내에 받아야 하는 '일반건강검진'을 오는 3월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건강검진을 기간 내에 받지 않으면 회사가 과태료를 물어야 하는 등의 불이익이 주어졌지만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는 올 해 메르스 사태로 인해 건강검진을 연기한 직장인이 무려 50만명에 달하는 점을 고려해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또 과거에는 짝수연도 태생은 짝수년도에, 홀수연도 태생은 홀수연도에 무료로 받을 수 있었던 검진을 해당 해에 하지 못했더라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건강검진 연장을 희망하는 직장근로자는 건보공단 콜센터(1577-1000) 또는 지사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