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라면 병원비 부담없이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기초생활 수급자에도 해당되지 않는 일반 서민에게 부담스러운 병원비 때문에 동네의원 조차도 찾기 꺼려지기 때문이다.
매일 물리치료와 치료를 받으면 통증이 가라앉지만, 보험치료비는 물론 때때로 받아야 하는 비보험 진료비가 부담스러워 참을 수 있을 때까지 통증을 참고 있다.
#2. 원도심에서 동네의원을 운영하는 A의사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감기로 찾아온 환자가 본인과 식구들이 나눠먹게 일주일 이상의 약을 지어달라는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A의사는 “동네의원들은 종종 노인들이 식구들과 약을 나눠먹겠다며 장기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사람과 증상마다 약처방이 모두 다른데 나눠 먹는 행위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지역 동네의원들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에는 메르스 여파로 병원 방문 자체를 꺼리면서 문을 닫는 동네의원들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24일 대전시의사회와 의료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폐업한 의료기관은 28개였으나 지난해는 38개로 10개나 늘어났다.
과거에는 동네 의원들이 문을 닫는 폐업과 개설 숫자가 비슷했지만, 지난 2014년부터는 폐업의원 숫자가 개설의원보다 2배이상 앞지르기 시작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 2014년 대전지역 의료기관 개설은 10개에 그쳤다. 반면 의료기관 폐업 숫자는 28개로 개설 숫자의 2배가 넘었다.
작년에는 의료기과 개설이 21개였으나 폐업은 38개였다. 이들 폐업 의료기관은 대부분 중구와 동구 등 원도심에 위치해 있으며, 개설 의료기관은 서구와 유성구 등에 몰리고 있다.
원도심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B의사는 “메르스 여파 이후에는 환자가 줄어들었음을 실감한다”며 “과거에는 원도심이 대전 병의원들이 몰리는 곳이었고 중심이었지만, 이젠 병의원들이 떠나는 곳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부는 동네의원 활성화를 위해 의료기관끼리 환자를 의뢰하거나 종합병원이 동네병원으로 환자를 회송할 경우 수가를 지원하는 제도를 검토중에 있다.
그동안은 동네의원들이 중환자를 종합병원에 의뢰할 경우 종합병원에서 수술 등의 조치가 끝나도 사후관리 등의 처리를 직접 해왔다. 하지만 종합병원에서 동네의원으로 간단한 처치와 사후관리 환자를 회송할 경우 환자당 인센티브를 지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전시의사회 관계자는 “인근 세종시 개발로 대전 인구가 지속적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불황 등이 이어지면서 환자들이 병원 가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다”며 “해마다 폐업과 개설 의료기관 숫자가 비슷했는데 갈수록 폐업 숫자가 늘고 있다. 소규모 의원들은 도태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