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균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의 4번타자 김태균이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한화가 KBO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빙그레 시절인 1999년이 전부다. 김태균이 입단한 2001년 이후에는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한화는 김인식 감독의 지휘 아래 2006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우승에 도전했지만, 삼성 라이온즈에 1승1무4패의 성적을 거두며 2위에 만족해야 했다.
21일 서산 2군 훈련장에서 만난 김태균은 “한화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그때(2006년) 기회가 왔는데 잡지 못했다. 지금까지 우승 못해 그때가 더 아쉽다”면서 “좋은 선수들이 모일 수 있는 시기가 많지 않다. 올 시즌 좋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태균에게 이 시기 국내에 있는 것은 낯설다. 평소 같으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나 선수들과 훈련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김성근 감독이 체력적으로 준비가 안 됐다며 국내에서 몸을 만들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는 “실내에서 하고 있어 추위는 못 느끼고 있다. 고치 날씨도 따뜻하지 않아 큰 차이가 없다. 캠프에서 만큼의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며 “아쉬운 점은 캠프에 있는 선수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충분한 훈령량을 소화하고 있어 시즌 준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서산 2군 구장에는 김태균을 비롯해 정우람, 배영수, 송은범 등 한화의 주력 선수들이 상당수 남아있다. 이들은 체력훈련에 집중하며 김 감독의 부름을 준비하고 있다.
김태균은 “일단 고치 훈련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배팅이나 수비는 지금이 원래 캠프 갔을 때이니만큼 무리 없이 소화가 가능한 상태다”라고 전했다.
김태균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해외 전지훈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는 “재미있는 것 같다”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아마추어 시절이 떠올랐다. 그동안 같이하지 못했던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선 2군 구장은 김응룡 감독 시절에 개장 당시 잠깐 훈련했었다. 그때는 전화, 인터넷도 안됐는데 지금은 인근에 빵집도 있다”며 미소 지었다.
고치 캠프 합류 시점에 대해 김태균은 “감독님이 결정하실 부분이다. 언제 들어갈 거라는 것은 생각 안한다”면서 “최대한 몸 만드는데 충실히 해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김태균은 지난 시즌 풀 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더욱이 초반 페이스가 좋았지만, 시즌 중반 이후 잔 부상으로 고전했다. 그는 “원래 허리 등 고질적으로 아픈 부위가 있다. 시즌 끝나고 지금은 큰 영향이 없다”면서 “시즌 종료 후 쉬면서 요코하마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지금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화는 최근 몇 년간 FA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많은 야구인이 올 시즌 우승 후보로 한화를 지목하고 있다.
김태균은 “시즌을 앞두고 늘 우승이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사실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지금은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온 만큼 기존 선수들과 잘 융화되면 좋은 성적, 우승까지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나만 잘하면 우승할 거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한화는 FA를 통해 리그 최고 좌완불펜 정우람을 영입했다. 여기에 송신영, 이재우, 심수창 등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합류하며 불펜진을 크게 보강했다.
그는 “경험 많고 능력 있는 베테랑들이 많이 들어왔다”면서 “야수들이 조금만 힘을 내면 된다. 기존에는 점수가 나와도 더 앞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지난해 좋았던 (박)정진이 형, (송)창식이, (권)혁이 형 등과 함께 뒷문을 막아줄 것을 생각하니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한화의 주장은 김태균이었다. 김 감독은 올 시즌에도 김태균에게 주장을 맡아주길 원했지만, 김태균은 동기 정근우를 추천했다.
김태균은 “주장을 놔야겠다는 생각보다 모든 고참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개개인마다 스타일이 다른데 나는 뒤에서 밀어주는 스타일이다. (정)근우가 앞에서 끌면 내가 뒤에서 미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리그에서 저평가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높은 몸값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그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KBO리그에서 13시즌을 뛰면서 통산 타율이 3할2푼에 이른다. 다만, 홈런 개수가 조금 부족한 점이 있지만, 김태균은 중장거리 타자에 더 가깝다. 지난 시즌에는 타율 3할1푼6리 21홈런 104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중심타자라면 누구나 스트레스를 갖고 있다. 기술적으로 부족한 게 많지만 개인 성적은 여러 팀 상황과 맞물린다고 생각한다”면서 “장타에 대한 부분을 의식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는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시즌 부상도 한 이유지만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것 같다”면서 “체력이 떨어지다 보니 집중력도 떨어지고 게임에 모든 것을 쏟아 부을 힘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태균은 “3할 30홈런 100타점도 좋지만, 지난해 조금 더 나아진 만큼, 올해는 팀 성적에 더 주력하겠다. 한국시리즈에 나가고 가을야구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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