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뇌졸중 잡으려면 부정맥부터 잡자

  • 문화
  • 건강/의료

[전문의 칼럼]뇌졸중 잡으려면 부정맥부터 잡자

  • 승인 2016-01-18 15:26
  • 신문게재 2016-01-19 12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전문의 칼럼]부정맥

▲ 김태웅 과장(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
▲ 김태웅 과장(유성선병원 뇌졸중센터 )
심장은 보통 1분에 60~70번씩 박동하여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그런데 심장에서 전기 자극이 잘 만들어지지 못하거나 자극의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늦어지거나 혹은 불규칙해지는데, 이를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은 크게 서맥, 빈맥, 심방세동으로 나뉘며 이중 심방세동은 심방이 정상적으로 뛰지 못하고 미세하게 불규칙적으로 뛰어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증상을 뜻한다.

심방세동이 생기면 심방이 약하게 떨리므로 심방 내의 혈액 흐름이 느려지며, 경우에 따라 혈액이 응고되어 그 덩어리가 심방 벽에 붙는 혈전이 생길 위험이 높다. 이 혈전이 안정화되기 전에 심방 벽에서 떨어져 나가면 온몸에 있는 동맥 혈관 가지 중 하나를 막아 색전증을 일으킨다. 이때 머리로 떠내려갈 경우 뇌혈관을 막게 되고, 그로 인해 뇌졸중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뇌졸중과 심방세동이 문제가 되는 것은 고령화 때문이다. '고령'이 심방세동의 중요한 위험인자이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 인구의 심방세봉 유병률은 1% 미만이지만, 뇌졸중의 20% 가량이 심방세동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허혈성 뇌졸중의 증상으로는 갑작스러운 마비, 감각 이상, 기억력 저하, 어눌한 말투, 시야장애, 보행장애 등이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지 3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은 환자의 경우, 혈전용해술로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응급치료를 받게 된다.

입원 후에는 심초음파 및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장질환에 의한 허혈성 뇌졸중인지를 확인한다. 만약 심방세동 등 심장질환에 의한 허혈성 뇌졸중이라고 판단될 경우, 환자는 혈액 속 응고 성분을 조절해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피를 묽게 하는 항응고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와파린을 비롯한 비타민 K 길항제는 1950년부터 사용된 대표적인 항응고제로, 최근까지도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비타민 K 길항제는 약물 작용을 방해하거나 출혈 위험성을 증가 시키는 녹색 채소, 인삼, 녹차, 마늘, 생강 등의 음식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다른 약물이나 흡연, 음주로 인한 상호작용도 빈번하게 발생해 복용 및 관리가 매우 까다롭다. 특히 와파린요법은 생명을 위협하는 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지속적인 혈액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최근 와파린 이후 60여 년 만에 등장한 경구용 항응고제 신약들은 와파린과 같은 비타민 K 길항제가 가진 단점들을 보완했다. 이들은 피를 뽑아 검사하는 일상적인 모니터링이 필요 없고 각종 음식이 약효에 영향을 받지 않아 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 또 출혈 위험성이 적으며 약물 간의 상호작용 가능성도 낮아 와파린 복용상의 제약을 현격하게 줄였다. 반면 신약들은 출혈 부작용이 적지만 와파린처럼 출혈이 있다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콩팥기능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 사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투약여부에 대한 결정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부정맥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건강검진 등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두근거림(심계항진)이나 호흡곤란, 흉통, 현기증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뇌졸중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부정맥 외에도 앞서 언급한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 등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뇌졸중과 부정맥의 주요 증상을 숙지해 두었다가 유사한 증상이 발생했을 시에는 빠른 판단과 행동으로 지체 없이 뇌졸중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