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은 을지대병원 피부과 교수 |
매년 겨울만 되면 최씨를 괴롭히는 한랭 두드러기 때문에 '계절 트라우마'까지 생겨 차라리 열대지방에 가서 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평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겨울철, 을지대병원 피부과 정경은 교수의 도움말로 찬 공기나 찬물에 닿으면 피부가 부풀어 오르고 가려워지는 한랭두드러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일교차 큰 날엔 볼록? 한랭 두드러기=이름도 생소한 한랭 두드러기는 피부가 찬 공기나 찬물에 닿으면 나타나는 질환으로 노출 부위에 가려움증이 생기고 피부가 부풀어 오르며 붉게 변하는 알레르기의 한 종류이다.
주로 몸통 및 허벅지와 얼굴, 목 등의 부위에 두드러기로 나타나 가볍게 여길 수 있지만 심한 경우, 찬물 한잔으로 혀와 기도가 부어올라 호흡곤란 또는 질식의 우려까지 있다.
한랭 두드러기는 추위에 노출됐던 몸이 다시 따뜻해질 때 손톱 크기부터 손바닥 크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생한다. 날이 따뜻해지면 좋아지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 몇 시간 후 자연 사라지는 가벼운 증세로 나타나지만 심한 경우에는 두통이 생기고 얼굴이 빨개지며 저혈압 증상이 나타나는 등 전신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 한랭 두드러기 증상 사진 |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전체 물리적 두드러기의 3~5%를 차지하는 한랭 두드러기의 발병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나타나는 증상 자체가 면역과민반응이고 온도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자율신경계의 이상에서 초래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일부 원인은 추위에 노출 될 경우 자극을 받으면 한랭 관련 물질이 체내에서 불필요하게 합성돼 피부에 두드러기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평소에는 괜찮다가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거나 추운 날씨에 노출될 경우 구조변화를 일으켜 인체에 침입한 적으로 오인케 되고 이를 물리치기 위해 인체면역체제의 항체가 동원되는 과정에서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분비돼 두드러기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병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데 후천적인 경우에는 18~25살 사이에 병을 얻는 경우가 많으며, 아주 드물게는 유전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한랭 두드러기는 특히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발한, 습윤, 비위생적인 상태에 따라 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이밖에도 호르몬 조절의 이상, 편도선염, 인후염 등 세균 감염의 후유증이나 소염진통제, 항경련제 등 약물 후유증으로도 한랭 두드러기가 시작될 수 있다.
▲ 한랭 두드러기 증상 사진 |
정확한 처방에 따라 약물치료가 가능하지만, 주로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되며 완치는 어렵다. 따라서 치료보다는 예방이 최우선이다.
목욕은 5~10분 정도 따뜻한 물로 하는 것이 적당하고 샤워는 하루에 한 번 정도 하는 것이 좋다.
추운 날씨에 노출부위를 최소화하는 옷차림으로 직접적인 추위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도록 해야 하며, 또 과일이나 채소 등을 듬뿍 먹어 몸에 수분섭취를 충분히 해주는 것 또한 기억해야 할 중요한 예방책이다.
을지대병원 피부과 정경은 교수는 “춥고 건조한 날씨에는 실내온도를 18~20도로 유지하고 가습기를 틀어 습도가 40%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하며, 적절한 운동을 통해 혈액 순환을 도와 심혈관계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