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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법안처리 지연과 초유의 선거구 공백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여념이 없다.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4월 13일 실시되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예비후보 등록이 지난 12일 재개됐지만 선거구 획정에 대한 논의는 제자리걸음이다.
새누리당은 현행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의결 정족수를 과반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포함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한 채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쟁점법안을 먼저 처리한 뒤 선거구 획정 논의에 들어간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 오히려 운신의 폭을 좁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선거연령을 18세로 인하하는 제도 개혁을 동반한 논의만을 고집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타 소수정당을 감안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비난을 받아오면서도 일단 선거구 획정에 대해서는 여유를 갖고 실리를 파악해보자는 분위기다.
안철수 의원을 주축으로 한 국민의 당 창당이 될 경우, 오히려 국민의 당에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리할 수도 있다는 내부 전망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 13일 국민의 당에서 총선 연기를 공식적으로 제안하면서 선거구 획정에 대한 해답을 내놓은 정치세력은 없다는 평가가 확산되고 있다.
일부 야당의 예비후보자 사이에서도 선거구 획정이 연기됐을 때 입게 될 금전적인 피해 등을 고려해 선거 연기에 입을 모으고 있기도 한다.
정치권에서는 창당을 앞둔 국민의 당을 비롯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등 3개의 정당 및 세력이 첨예한 이해관계과 감정 대립 등으로 대한민국 정치 전통을 깨고 있다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정계를 은퇴한 국회의원 출신의 한 인사는 “제도를 통해 국회의원수를 확보하려는 현대 정치는 설득의 정치가 빠진 아주 저급한 정치의 행태에 불과하다”며 “결국 국민의 선택은 뒷전이고 입맛에 맞는 제도를 통해 자신들의 국회의석수를 가져가려는 것이 올바른 정치인지 한탄스럽기 그지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선관위 한 관계자는 “예정돼 있는 선거를 연기할 법적 해당사항이 없어 실제 총선이 연기될 가능성은 낮다”며 “천재지변 등의 이유는 될 수도 있겠지만 정치적 상황에 따라 선거를 연기하게 된다면 향후 악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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