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 한 시중은행에서 만난 김모(49)씨는 환율상승 얘기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미국 한 대학에 자녀를 보낸 김씨는 “아이가 생활비를 보내달라는 말에 환율을 확인해봤더니 2~3개월 사이 환율이 100원 오른 걸 보고 당황스러웠다”며 “보내려면 돈 100만원을 더 줘야 하는데 너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위안화 약세 기조와 중국 증시 급락, 외국인 유가증권 매도 확대 등으로 상승일로에 있는 원-달러 환율은 이날 외환시장에서 전날 종가보다 0.5원 오른 1210.3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10년 7월 1215.6원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원화 약세로 지역 기업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대표적으로 수출 비중이 높은 기계, 정보통신(IT), 자동차 업종 기업들은 환율상승과 유가 하락이 호재로 작용해 해외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지에 종이류를 내다파는 지역 한 기업 관계자는 “환율 상승과 함께 매출액이 동반상승하고 있다”며 “당분간 환율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농산물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 업체는 “환율이 10% 오르면 연간 순익이 15%가량 감소한다고 보면 된다”며 환율 급등을 크게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대전상공회의소는 환율추이와 대외환경을 모니터링하며 환위험을 철저히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대전상의 관계자는 “수출기업들은 수출물량을 늘리고 영업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 긍정적인 기회지만 수입 의존비율이 높은 운송, 음식료제조업 등 기업들은 향후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며 대비해야 환율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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