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점 추진 사업은 무엇인가요?
▲미래 핵심역량을 키우는 참학력 신장입니다.
참학력은 전통적인 학력을 확장시킨 개념이며 인성, 사회성, 신체적 능력을 포함해 미래 핵심역량을 키우는 능력입니다.
학습의 과정을 중시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강조하는 학력입니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입니다.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는 충남교육을 만들려고 합니다.
학생중심 충남교육은 참학력 신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참학력을 키우는 일은 배움이 즐거운 수업혁신을 통해 가능합니다.
수업혁신은 교사들의 성장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교사 학습공동체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전체 학교로 확대 운영하려 합니다.
얼마 전 수업축제를 하면서 배움 중심의 수업에 대한 선생님들의 뜨거운 열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수업이 바뀌면 학교가 바뀌고 학교가 바뀌면 학생이 행복합니다.
두 번째 역점 사업은 진로진학교육 강화입니다. 진로진학교육을 총괄하는 '진로진학부'를 연구정보원에 신설했으며, 이를 통해 학교현장의 진로교육을 내실화하고, 진로체험을 다양화하려 합니다. 또한 진로진학지원센터를 거점으로 고등학교와 대학, 자치단체와 연결하는 대학진학지도협의체를 구성할 것입니다.
-정부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유도 방침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방안에 따르면 학생 60명 이하의 학교들이 통폐합 대상이 됩니다.
충남에서는 전체 초중학교 607교중 204교가 해당됩니다. 3분의 1일 통폐합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충남의 학생 수가 지금처럼 계속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통폐합 대상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소규모 학교는 시골의 작은 학교가 아니라 지역공동체의 일부분이며, 농촌을 살리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효율화 방안은 돈으로 사고 팔 수 없는 지역공동체를 무너트릴 수 있습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은 경제적 논리에 따라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교육청 역시 소규모 학교를 무조건 유지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충남은 지역 주민 60% 이상이 원하면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육부에서 일방적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지방 교육청이 지역 주민과 함께 교육적 방식으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매년 문제가 되고 있는데, 해법이 있나요?
▲지난해 충남교육청은 누적 지방채 즉, 빚이 5200억이 넘었습니다. 연간 이자만 140억원 넘게 지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책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올해 어린이집에 대한 누리과정 예산은 1080억원 정도 됩니다. 충남의 초중고 학생 1인당 38만원 정도의 교육예산입니다. 이런 엄청난 예산을 무작정 교육청에게 떠넘기는 것은 또다시 빚을 내라는 소리입니다. 더구나 내년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 시 학생 수의 비중에 따라 시도에 차등 배분함으로 학생 수가 적은 도지역 교육청은 재정여건이 더욱 열악해집니다.
충남지역 28만여 유초중고 학생들에게 돌아갈 교육 예산이 줄어들면, 학교의 교수학습 활동을 위축시키고, 농어촌 교육지원비를 삭감해야 합니다. 또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냉난방비 및 시설비를 삭감해 농어촌 교육은 황폐화 됩니다. 비새는 학교, 찜통 교실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충남교육청에서는 최근 지방교육재정난 해소를 위해 교육활동 사업을 전면 재검토, 40여개 사업을 폐지하거나 축소했으며, 각종 사업을 일몰해 재원확충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재정난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합니다.
현재의 내국세 총액 20.27%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교부비율을 25.27%로 상향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규모 예산이 수반되는 누리과정 등 국가 정책 사업은 반드시 별도의 재원을 지원해 주어야 합니다.
-누리과정 예산 편성과 관련해서는 도의회와 충돌이 많았습니다. 향후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 나갈 생각인가요?
▲의회와 교육청은 지방자치와 민주주의라는 원칙 속에서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 도민의 권리와 복리를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의회가 도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교육청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교육청과 의회의 갈등은 그런 차원에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리과정 예산을 둘러싼 논란 자체가 중앙정치의 문제였습니다. 지방정치에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습니다. 교육청도 의회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끌어안고 논란을 벌이다 보니 이 지경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정부의 결단이 없으면 누리과정의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습니다. 의회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추후 도의회와 더 많은 논의와 소통을 통해 더욱 생산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천안고교평준화 역시 숱한 논란 속에 어려운 고비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충분한 토론과 소통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도출했습니다. 곧 배정을 앞두고 있는데 별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누리과정 예산 역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면 의회와 원만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도민의 손으로 직접 선출된 교육감의 위상에 걸맞게 도의회와의 관계를 보다 성숙하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도민의 뜻을 받들어 의회와 함께 학생중심 충남교육을 꽃 피우겠습니다.
-올해 예산 상당액이 삭감돼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 공약 및 핵심사업의 추진에 문제는 없나요?
▲도의회에서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위해 삭감한 예산 대부분은 학생들의 안전과 공부를 위한 교육환경개선비, 취약계층과 학습부진아 등을 위한 교육지원비, 교직원 연수를 통한 전문성 향상을 위한 연수비,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 활동예산 등 교육에 꼭 필요한 것들이었습니다.
특히 행복교육지구 사업비 전액 삭감은 너무 안타깝습니다.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교육경비 미지원 4개 시군(계룡시, 부여군, 서천군, 청양군)을 중심으로 행복교육지구를 운영하려고 했으나 예산 삭감으로 결국 무산 위기에 놓였습니다. 예산 삭감으로 인해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많은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상반기 추경에 삭감된 예산이 다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도의회에서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인 판단을 해주시리라 기대합니다.
대담=박갑순 부장(내포)·정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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