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활약한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는 지난해 12월 2일 투수 에스밀 로저스와 총액 190만달러에 재계약한 이후 외국인 선수 영입 소식이 없다. 지난해 활약한 투수 미치 탈보트와는 재계약을 추진하던 중 메디컬 테스트 과정에서 틀어졌다. 허리 부상 위험 가능성 때문이었다. 이사이 외국인 선수 시장이 급격히 냉랭해졌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도 이례적으로 늦어지고 있어 좋은 선수를 영입하려면 상당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주요 선수들이 이적시장에 남아 있어 각 팀이 40인 로스터를 짜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어 유망주들이 선뜻 한국행을 결심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 영입은 15일 스프링캠프 출발 이전까지도 완료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길게는 오는 3월까지 갈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 2명을 모두 타자로 영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애초 김 감독은 투수 한 명과 타자 한 명을 고려했다. 특히 투수는 좌투수를 우선순위로, 타자는 중심타선에 배치될 거포를 고려했다. 심경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외국인 선수를 타자 2명, 투수 1명으로 운영하는 것은 파격이다. 대부분 팀들은 선발투수 2명에 타자 1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 이는 경기에서 갖는 선발 투수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김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확실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는 지난해 외국인 선수의 효과를 크게 보지 못했다.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이 리그 적응 실패로 시즌 초반 짐을 쌌고, 대체로 영입한 제이크 폭스도 부상과 수비가 좋지 않아 기용 폭이 떨어졌다. 쉐인 유먼은 무릎 부상으로 시즌 중반 퇴출됐고, 탈보트는 들쑥날쑥한 경기력으로 팀에 안정감을 주지 못했다. 시즌 중반 유먼 대신 영입한 로저스만이 월등한 기량으로 팀의 5위 싸움을 이어갔다.
한화는 지난 겨울에 FA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정우람, 심수창과 송신영을 영입했다. 여기에 이태양, 송창현, 김경태 등이 부상에서 회복해 재활 중이다. 투수 자원이 풍부해졌다. 반면 야수진을 살펴보면 불안한 감이 없지 않다. 3루수에 송광민, 김회성, 신성현, 주현상 등 누구하나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여기에 유격수 자리도 강경학, 하주석, 최윤석, 오선진 등 유망주들이 포진해 있지만 타격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다. 외야수도 최진행과 김경언이 타격에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수비와 주루에서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확실한 기량만 확인된다면 굳이 투수와 타자를 고민할 필요가 없이 부족한 포지션을 확실히 메우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지난해 장타력과 결정력 부재를 겪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외국인 타자다. 지난해 KT가 시즌 중반 외국인 타자 댄 블랙을 영입하며 기존 마르테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강력한 타선을 구축했다.
또한, 기존 국내선수들에 대한 경고성 발언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3루수와 유격수에 대한 영입 의사를 나타냈다. 각 포지션에는 잠재력이 풍부한 유망주들이 포진해 있다.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기존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남은 외국인 선수를 타자 2명은 영입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화의 취약 포지션으로 선발진을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자원은 많지만, 확실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로저스와 지난해 10승을 달성한 안영명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선발투수가 없다. 배영수와 송은범은 지난해 부진했고, 이태양과 송창현 등도 부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모른다. 리그 상위팀들과 경쟁하려면 로저스를 받쳐줄 확실한 선발 투수를 영입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한화는 아직 남은 2명의 외국인 선수 영입을 진행 중이다. 한화가 최종적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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