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내 입 속에 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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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내 입 속에 암이 있다?

발생빈도 적지만 최근 증가세 뚜렷, 하루 한 갑 흡연하면 걸릴 확률 10배 인후통·백태·목에 멍울 등 전조증상, 치료 후에도 씹는 기능 떨어지는 등 후유증 남기도

  • 승인 2016-01-11 14:00
  • 신문게재 2016-01-12 11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이슈와 건강] 구강암

▲오민석 선치과병원 구강외과 과장
▲오민석 선치과병원 구강외과 과장
암은 우리 몸 어디서든 생길 수 있다. 물론 입 안에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다양한 언론 매체의 영향으로 위암, 대장암, 전립선암, 간암 등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정보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구강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관심과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구강은 우리가 매일 말하고, 식사하고, 숨 쉬는 친숙한 곳이지만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으면 입 안을 들여다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놀랍게도 구강암은 최근 증가하는 암 중 하나로, 전 세계적으로 지난 20년에 걸쳐 무려 50%이상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구강암에 대해 선치과병원 구강외과 오민석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연간 환자수 3000여 명, 생존율 56%=구강암은 혀, 혀 밑바닥, 잇몸, 입천장, 입술, 턱뼈 등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2014년 발표된 국가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발생하는 암중에서 2%의 발생빈도를 보이고 연간 환자수는 3000여 명에 이른다.

아직까지 발생빈도는 높다고 할 수는 없지만 증가 추세가 뚜렷하고, 구강암의 특성상 치료를 하더라도 씹는 기능 감소, 안모의 추형 등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어 치료하기 힘든 질환으로 꼽힌다.

구강암 중에서는 편평상피세포암이 87%로 가장 흔하고, 이외에 구강점막의 작은 침샘에서 발생하는 타액선암, 턱뼈나 안면부의 근육 등의 연조직에서 발생하는 육종, 구강점막의 입천장, 볼점막, 잇몸 등에서 발생하는 악성 흑색종, 드물게 림프종 등이 있다.

구강암의 전체 5년 생존율은 약 56%로 비교적 낮은 편이며, 구강암 발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요인은 역시 흡연과 음주다. 지속적으로 하루 한 갑 이상 흡연을 하는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구강암에 걸릴 확률이 10배 이상 높다. 실제 구강암 환자의 75%는 흡연자라는 보고가 있으며, 특히 흡연과 음주를 같이할 경우 구강암 발생 위험은 약 30배 이상 높아진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조기 발견과 수술=구강암의 대표적 전조증상은 인후통, 백태, 구강 내 다발성 궤양, 목에 멍울이 잡히는 느낌 등이 있다. 구강 내 점막에 생기는 백색의 병소를 백반증이라고 하는데, 백반증은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전암병소이거나 초기 구강암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조직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백반증과 마찬가지로 붉은 반점이 계속될 때도 전암병소일 가능성이 농후하므로 조직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만약 이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최대한 빨리 구강악안면외과, 구강내과, 이비인후과 등을 방문해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구강암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은 조기 발견과 수술요법이다. 치료 방법에 있어서는 수술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율도 높고 절제범위가 작아 수술 후 구강의 생리적 기능 회복이 그만큼 빠르다.

진행된 구강암의 경우에는 구강 내 암 부위를 절제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목의 림프절을 제거하거나 구강 내 재건술을 통해 기능 및 외형을 회복한다. 병소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서 경부청소술, 상·하악골 절제술 등을 동반해 진행하기도 한다.

구강암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설암의 경우, 암이 발생한 부위의 혀를 일부 또는 전부 제거해야 한다. 혀를 일부 제거하면 발음, 음식 섭취, 삼킴 등의 기본적인 기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재건술을 통해 혀의 모양과 기능을 회복시킨다.

재건술은 화상을 입은 부위에 다른 부위의 피부 조직을 떼어 이식하는 것과 같이, 신체 다른 부위의 근육과 피부, 혈관을 떼어내 이것으로 혀의 제거된 부위를 만들어주고 혈관 및 신경조직을 연결하여 기능을 회복시킨다.

최근에는 의술의 발전으로 대부분 정상적인 기능 회복이 가능하지만, 제거 범위가 넓을수록 회복 정도가 더디고 작을 수밖에 없으므로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구강 위생 청결히, 조기검진으로 예방 가능=구강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구강 위생을 청결히 유지해야 하며,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높은 육류와 같은 음식은 구강암 발생률을 높이므로 과도한 섭취는 피하고, 녹색 채소와 과일류 섭취를 통해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본적으로 구강암의 경우 조기검진 만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국민 건강검진이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았듯이 구강암 검진에 대한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현재의 건강검진 시스템과 병행하여 시행된다면, 구강암 검진은 큰 사회적 비용 없이도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구강암 검진이 구강암의 발생률을 줄여준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암이 이미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환자의 비율을 줄일 수 있고, 이로 인해 구강암의 치료 결과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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