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올해는 체험·실천중심의 인성교육 강화와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을 위한 학력신장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자유학기제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아 대전교육의 방향과 역점 추진 정책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올 한해 역점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우리 학생들이 품격있는 세계 인재로 성장해 나가도록 5가지 주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우선 학생의 꿈·끼 성장을 돕는 유·초·중·고·대학 연계교육과 역량중심 교육과정 운영으로 배움을 즐기는 행복교육을 실현하겠다.
또 체험·실천중심의 인성교육과 독서·인문소양교육, 창의성 기반의 융합인재교육 강화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 안전교육, 학교폭력 예방교육 강화와 예술·체육교육 활성화로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조성에도 만전을 기하겠다. 더불어 차별과 소외가 없는 교육복지에 힘쓰고, 참여와 소통의 학교문화를 구현하겠다.
-누리과정예산 부담을 둘러싸고 정부와 시ㆍ도교육감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누리과정 유아학비(보육료) 지원 사업은 국정과제이자 대통령 공약 사업으로서 당연히 국가에서 재정지원을 해야 하는 국책 사업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누리과정 소요예산을 전액 교육청의 의무지출경비로 지정해 보건복지부 관할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우리 대전시교육청을 포함한 전국 시·도교육청 대부분이 누리과정은 국가책임을 강조하면서 어린이집 보육료 예산을 세우지 않은 것이다. 당초 올해 누리과정 예산은 유치원 12개월만 세웠으나, 보육대란에 대한 시민들의 걱정을 해소시켜야 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대전시의회가 유치원 예산을 삭감해 유치원 6개월, 어린이집 6개월로 예산을 조정한 것에 동의했다. 매년 이러한 누리과정 예산으로 인한 갈등을 막기 위해서는 소요 예산을 국고에서 전액지원하거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교부율을 현재 내국세의 20.27%에서 25.27% 정도로 높여 교육청 예산을 늘려야 한다. 열악한 지방교육청 예산으로 계속 감당하기에 무리가 있어 시·도교육감 차원에서 정부와 조율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해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이 결국 무산됐다. 현재 국제중·고 설립 추진 상황은 어떤가?
▲지난해 대전고의 국제고 전환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인 교육부 중앙재정투자심사에서 '중·고 병설 연계·운영 재검토'가 통보됐고 시의회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 동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국제중·고 설립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현재 병설 설립으로 가닥을 잡은 상태로 신동·둔곡지구에 짓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향후 어느 부지에 신설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다각적으로 논의하겠다.
-학교법인 대성학원의 대규모 교원 채용 비리사건이 발생하면서 충격을 안긴바 있다. 교육청 차원에서 교원 채용 비리와 성적 조작 등 사학법인에 만연한 비위 행위 대책은 무엇인가.
▲사립학교 교원 채용 비리 근절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먼저 교육청 위탁채용 활성화를 적극 유도해 사립학교 교원 선발단계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겠다.
또 교원 임면보고의 엄격한 수리와 채용정보공시 등 절차 미이행 학교에 대한 철저한 지도·감독으로 신규채용 과정의 책무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교육부 및 전국 시·도교육청과 공동 대응책을 마련해 사립학교법 개정 건의와 공정하고 투명한 사립교원 채용방안 모색에 노력하겠다. 최근 일부 사립학교의 성적 비리와 관련해 기존에 실시해 오고 있는 학생평가관리에 대한 교원 연수를 보다 강화하고 지속적인 컨설팅과 모니터링을 통해 평가관리의 전문성 신장은 물론 학업성적 관리의 책무성을 강화해 나가겠다.
무엇보다 학교법인 스스로의 자정결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교육청은 사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면서도 물의를 야기하는 법인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게 할 것이다. 행·재정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 프라임사업 등을 필두로 '취업이 잘 되는' 이공계 위주의 학사개편이 유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특정 분야의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산업이나 이공계 부문이 일자리가 많은 건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상대적으로 인문계를 축소하고 이공계를 확대하는 추세다.
청년 일자리 창출면에서 불가피하다고는 하지만, 학문의 근본인 '인문학'이 바탕이돼야 융합산업 등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인문학을 기본으로 하는 교육정책이 함께 필요하다.
우리 교육청이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독서교육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체험중심의 학생 독서동아리를 활성화해 학생들에게 풍부하고 다양한 독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키우기에 목적을 둔다. 또 반딧불이 독서여행, 책 체험 한마당, 인문학 축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과 교사, 자녀와 부모, 학교와 가정이 책과 함께 교감할 수 있도록 '학교도서관 개방 및 진흥 조례'를 제정·공포하고, 학교도서관을 지역사회에 개방했다. 앞으로도 '소통하는 창의 인재 육성'을 위해서 체험 중심의 독서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육공동체가 다함께 노력할 것이다.
-올해부터 전면 시행되는 자유학기제 운영 방향은.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한 대전만의 강점이 많다.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미래를 지향하는 첨단산업 체험이 가능하고, 현충원과 효뿌리공원 방문을 통한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된다.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탐색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기관과 협약을 체결하는 등 인프라 구축을 강화했다.
현재 1억7600만원 자체 예산을 확보하는 등 지역 88개 중학교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교육공동체 구성원의 이해·협력을 위한 교원, 학부모, 시민대상 홍보와 각종 자료집을 개발해 보급하겠다.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이슈다.
▲자라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가르칠 교과서는 객관적인 사실과 보편 타당한 내용이 담겨야 한다. (한국사 국정교과서)가 현재 집필중인 관계로 제작이 완료된 후 면밀히 검토하겠다. 현재로서는 이를 대응할 대안교과서 제작 계획은 없다. 우리 교육청은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유·초·중·고·대학 연계교육, 놀이통합교육 등 공약사업 진행은.
▲'행복한 학교 희망의 대전교육'을 위해 공약사항으로 내걸었던 유·초·중·고·대학 연계교육과 창의·인성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미래형 교육복지, 선진형 학교문화 등 5대 공약, 43개 핵심과제를 주요업무계획과 연계해 추진해왔으며 현재 모든 공약사항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임기 동안 충실하게 공약을 이행해 교육수요자 모두가 행복한 대전교육을 만들어 가겠다. 새해에도 대전시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그동안 쌓아온 기반과 역량을 바탕으로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품격 있는 세계시민 육성'을 위해 힘쓰겠다.
-대전 동·서부 교육격차 해법은.
▲대전의 지역 특성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원도심과 신도심의 격차를 쳬계적으로 줄여 나갈 계획이다. 학생들의 교육기회 평등 실현을 위해 소득격차 대상별 복지지원을 강화하고 대전교육의 전반적인 문제를 분석해 격차에 따른 모든 문제점을 해소, 모든 학생들이 최적의 교육환경에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
-교육청의 재정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올해 우선 투자할 사업이 있다면.
▲교육부 교부금이 감소하고 인건비, 교육복지 등 경직성 경비는 계속 증가해 가용 재원이 현저히 부족한 형편이다. 그럼에도 우리 교육청에서는 최우선으로 학교 기본운영비와 교과서 대금을 증액해 원활한 학교 운영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전면 확대 시행되는 자유학기제 지원과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 감소를 위한 학력신장 지원, 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효교육, 바탕교육, 예술·체육교육 내실화 등 핵심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 지원을 위해 예산을 최대한 배분했다.
대담=오희룡 취재4부 교육팀장(부장)·정리=성소연·사진=이성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