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완구 전 총리 징역 1년 구형. /사진=연합DB |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수 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66)에게 실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장준현) 심리로 5일 오전부터 열린 이 전 총리에 재판에서 “정치자금 투명성 제고라는 입법취지를 훼손했다”며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지난해 7월 기소된 후 6개월 만에 나온 1심 구형이다. 선고공판은 오는 29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현직 국회의원은 이 전 총리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과 함께 판결 확정 후 5년 동안 모든 선거에도 입후보 할 수 없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이 전 총리의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3000만원을 준 사실은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들의 진술과 하이패스 이용내역과 단체 채팅방 대화내용 등 객관적 증거에 따라 충분히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 전 회장은 2012년 이 전 총리의 출판기념회에 찾아가 200만원을 후원했고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찍히기도 했다”며 “당시 성 전 회장을 몰랐다는 이 전 총리의 주장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충남 부여의 선거사무소에서 성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이 전 총리는 마지막 진술에서 “고인이 되신 성완종 회장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한 뒤 “한 때 온 국민에게 진실인 것처럼 호도되었던 비타 500의 실체는 이번 재판과정에서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졌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검찰을 향해선, “검찰도 국민이 부여한 권한에 대한 무거운 절제와 특히 '절차적 정의와 공정한 법의 지배'를 더욱 고민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전 총리는 “아무리 사소한 사안이라도 그것은 늘 우주보다 더 무거운 인간의 문제임을 고려하여 피고인의 억울한 호소와 진실 외침에도 귀를 기울이라는 어느 검찰 총수의 말씀을 이순간 음미하게 된다”며 “이 세상에 진실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구형 소식이 알려지자 충청정가는 예상보다 높은 형량이 나왔다며 재판부의 판단을 지켜 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서울=황명수, 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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