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새해 인사 전화통화에서 한 발언 때문이다.
반 총장은 졸속협상 논란이 뜨거운 한·일간 위안부협상 타결에 대해 “합의에 이른 것을 축하한다”며 “박 대통령께서 비전을 갖고 올바른 용단을 내린데 대해 역사가 높게 평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외교수사라고 넘겨버리기에는 너무 많이 나아갔다.
국내에서는 일본으로부터 달랑 10억엔을 받고 '최종적 및 불가역적'이 돼버린 협상결과에 대해 협상 무효, 박 대통령의 사과, 윤병세 외교부장관의 해임안 국회 제출 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조차 '일본이 잃은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10억엔”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이 완패한 협상이자, 이젠 어쩔 도리도 없는 '불가역적'인 상황이라 국민적 좌절감마저 증폭되는 게 현실이다.
반 총장의 이번 발언으로 '반반(半半)총장'에서 확실한 친박(親朴)총장으로 탈바꿈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반반(半半)총장이란 여권에도 절반 야권에도 절반, 정치도 절반 외교도 절반씩 발을 담그고 있는데 따라 붙여진 별명이다. 그동안 국가경쟁력강화포럼 등 친박계가 '차기 대선주자 반기문'에게 보낸 러브콜에 화답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연말 반 총장은 연말 뉴욕 특파원들과의 만찬에서 대선 출마 입장을 명확히 해달라는 거듭된 질문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고사성어 뜻풀이를 통해 “기회가 되면 대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총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의 충청정가는 리더 부재에 고개를 숙여왔으나 반 총장의 화답에 활기를 되찾는 모습이다. 충청 표의 확장성을 '반기문 대망론' 카드 만큼 확실한 기제가 없기 때문이다.
충청 여권의 '플랜A'로 받아들여진다. 충청 야권은 신당과 더민주의 분열에 위기를 겪고 있는데다 반기문 대망론이 여권으로 기울어지면서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같이 정당과 계파에 대권주자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총선에서도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반 총장이 선택할 다음의 키워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오주영 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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