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일반 차량이 불법주차 하고 있는 모습. |
#2. 장애인 B씨는 일반 차량이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선을 넘어와 있어 해당 차량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건 묵묵부답이었다. B씨는 “선을 30%정도 넘어와 차량 대는데 애를 먹었다”며 “협소한 공간에서 간신히 내려 전화를 했지만 전화조차 받지 않아 분통이 터졌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전지역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버젓이 일반차량이 주차하는 경우가 빈번해 시민의식 개선이 시급하다.
30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불법주차 단속 건수는 5081건으로 과태료는 4억2676만원이다.
구별로 살펴보면 유성구가 1909건 1억5566만원으로 지역 5개구 중 가장 많다.
이어 서구 1650건 1억 4027만원, 중구 765건 6691만원, 대덕구 410건 3573만원, 동구 347건 2819만원 순이다.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은 장애인자동차 표지가 부착된 자동차에 보행 상 장애가 있는 이가 탑승한 경우만 주차가 가능하다.
이를 어길 경우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또 지난 7월부터 장애인 주차 통로구역 인근에 가로주차를 하거나 짐을 쌓아 놓는 등 통행을 방해하면 일반 과태료보다 5배나 높은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여기엔 선을 훼손하는 등의 행위도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 차량들은 바쁘다는 핑계를 대며 장애인주차 구역에 차를 대고 있다. 불법 주차임을 알고도 주차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실제 30일 서구지역 아파트를 둘러본 결과 장애인자동차표지가 부착되지 않은 차량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차주들은 공간이 협소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했다. C씨는 “한 아파트에 주차되는 공간이 너무 적어 어쩔 수 없이 세웠다. 신고는 하지 말아달라”며 황급히 차를 뺐다.
이처럼 시민의식이 결여되면서 대전시지체장애인협회 회원들은 주차할 때마다 고통에 시달린다.
시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는 “서구와 유성구 등 유동인구가 밀집해 있는 곳엔 일반차량이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세우는 경우가 특히 많아 회원들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며 “한 회원은 불법주차한 일반차량을 해당 구청에 신고했지만 해결이 늦어져 서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도 불법주차 차량으로 인해 고민이 깊다.
시 관계자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를 감행하는 이들이 많다”며 “법으로 제재돼 있으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측면에서 주차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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