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28일 국회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1월 1일 0시부터가 비상사태”라고 규정했다.
그는 “예비후보 등록 문제가 (무효로 되고), 지역구도 다 없어진다”며 “비상사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헌법재판소가 현행 전국 선거구를 최대·최소 인구수(數) 간 비율을 '2대 1'이 되게 하라고 결정했기 때문에 연내 관련 법안 처리가 돼야 하지만, 여야 협상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정 의장의 설명은 연말까지 선거구 협상이 결렬되는 상황을 가정해 '국가비상사태'라고 규정한 것이다. 국회법에는 비상사태에 한해 '직권상정'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정 의장 발언의 의미는 연말까지 선거구획정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직권상정을 감행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현행대로 지역구 246석, 비례대표 54석의 방안으로 획정 관련 법안을 본회의에 부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도심지역 지역구가 늘어나는 만큼 농어촌 지역의 의석수는 감소하게 된다. 여야 농어촌 출신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을 위한 심사기일 지정을 1월 1일 0시 이후에 한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심사기일 지정을 위한) 고려를 그때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절차를 검토해볼 것”이라고 했다.
12월 31일 국회 본회의 일정이 잡혀 있지만, 이날 바로 선거구 획정안을 부의하지 않고 1월 1일 이후 직권상정 절차를 밟겠다는 것이다. 이런 일정을 감안하면 직권상정이 행해진다고 하더라도 실제 시점은 12월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1월 8일쯤이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1월 1일 0시를 기점으로 내년도 선거구가 본회의 처리되는 시점까지는 모든 선거구가 법적으로 '무효'가 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한편, 정 의장은 새누리당이 요구하고 있는 노동 관련 5개법과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에 대해선 “현재가 (경제 관련) 비상사태는 아니다”라며 '직권상정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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