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배영수, 송은범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는 올해 FA(자유계약선수)시장에서 김태균, 조인성을 잔류시킨 데 이어 정우람, 심수창을 영입하며 전력보강에 성공했다. 이들에게 쓴 돈만 191억원이다. 한화는 올해 못지않게 지난해 FA시장에서도 통 큰 행보를 펼쳤다. 지난해 배영수(21억 5000만원), 권혁(32억원), 송은범(34억원) 등 투수 3인방을 영입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권혁만이 올 시즌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며 78경기 등판(112이닝) 9승13패 6홀드 17세이브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 '불꽃투혼'의 상징이 됐을 뿐, 기대를 모았던 배영수와 송은범은 부상과 부진으로 팬들의 실망감을 안겨줬다.
배영수는 부담감이 컸던 탓일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올 시즌 32경기에 등판해 4승 11패 1홀드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삼성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던 시절에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송은범은 옛 스승인 김성근 감독과의 조우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올 시즌 33경기에 출전해 2승9패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7.04를 기록했다.
한화가 올해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투수력 보강에 성공했지만, 안정된 투수진 운영을 위해서는 이 두 선수가 살아나야 한다.
내년시즌 에스밀 로저스를 비롯한 외국인 투수 2명과 안영명을 제외하고 확실한 선발 투수가 부족하다. 여기에 불펜도 정우람, 권혁, 박정진 등 좌완 투수진에 비해 우완투수가 부족하다. 송창식을 제외하면 뚜렷한 우완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배영수는 올 시즌을 마치고 일본 요코하마에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현재는 내년 2월 스프링캠프 합류를 목표로 재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내년 시즌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각오의 수술이었다. 배영수는 리그 정상급 팀인 삼성에서 에이스로 활약한 선수다. 이런 경험 많은 선수가 선발 한 자리에서 뛰면서 1군 엔트리에 머물러 준다면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송은범은 올겨울 가장 바쁘게 보냈다. 시즌 종료 직후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렸다. 여기에 얼마 전 가정을 꾸리며 책임감까지 생겼다.
송은범은 150km대의 강속구에 예리한 슬라이더를 가진 투수다. SK시절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활약했던 당시의 모습을 되찾는 게 관건이다. 불펜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경기에서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송은범이 전천후 스윙맨으로 맹활약해준다면 투수진 운영에 한결 숨을 돌릴 수 있다. 특히 시즌 초반 이태양, 송창현, 윤규진 등 재활선수들의 합류가 불확실해 송은범의 부활이 더욱 중요하다.
올겨울 절치부심한 배영수와 송은범이 내년시즌 부활하며 자신들의 명예회복은 물론 팀의 가을 야구 진출을 도울 수 있을지 지켜보자.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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