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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청약 통장에 대한 선호도 역시 낮아지는 분위기다. 아파트 재테크를 위한 필수조건이었으며 4%대의 높은 예금금리를 통해 이자수익이 기대됐던 통장이었지만 이제는 의미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부동산청약홈페이지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대전을 비롯해 세종, 충남·북지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는 160만5000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대전 55만7081명, 세종 6만5394명, 충남 52만3935명, 충북 45만8590명 등이다.
지난 2월 정부의 청약통장 간소화 정책 이후 기존 1·2순위가 1순위로 통합됐을 뿐만 아니라 1순위 자격에 대해 수도권은 청약가입 1년 이상, 지방은 6개월 이상으로 간소화됐다.
이렇다보니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들이 급증해 현재는 1순위 가입자가 전체 가입자의 절반 가량 수준이다.
실제 지난달 말 기준 1순위 가입자는 80만1907명(49.96%)으로 80만3093명(50.04%)인 2순위 가입자 대비 1186명밖에 차이가 나질 않는다.
청약 간소화 정책 시행 이전인 지난 1월 말 기준 가입자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138만3338명 가운데 1순위 가입자는 44만9155명으로 32.47%에 그칠 뿐이었다.
1순위 가입자가 10개월만에 35만2752명(79%)이 급증한 셈이다.
청약 가점을 통한 당첨을 차치하더라도 선호도가 높은 브랜드의 아파트에 우선적으로 접수할 수 있는 경쟁자가 2배 가까이 늘어나면서 통장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불만이 늘고 있다.
청약가입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나마 프리미엄 가치가 예상되는 소수의 아파트에 대해 청약접수를 할 수 밖에 없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청약가입자는 “정부의 청약통장 간소화대책이 누굴 위한 대책인 지 모르겠다”며 “지난 가을의 경우에도 청약 1순위 대상자가 급증한 만큼 '묻지마 청약'이 난무했는데 이런 게 정부가 예상한 것인 지 한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의 청약 간소화정책은 지난 가을 분양 시장에 대해 혜택을 준 의미 이외로 다른 의미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더구나 최근들어 청약통장 금리를 인하한 만큼 청약 통장의 금리를 선호한 예금자들 역시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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