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올해 제11차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동안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대전지역 학생이 12.2%로 17개 시·도 가운데 5번째로 높다.
특히 지난 2013년에는 자살생각률이 평균보다 2.4%p 높은 19%를 기록, 전국에서 가장 높게 조사되는 등 대전지역 학생들의 자살 위험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살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 학생 비율은 올해 전북 4.6%에 이어 대전이 4.4%로 전국에서 2번째로 높다. 스트레스 인지율도 대전이 36.9%로 전국에서 네번째다. 충북 39.9%, 전북 38%, 광주 37.3% 순으로 높고, 대구가 31.3%로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스트레스 원인은 성적·진로 부담이 60.4%로 가장 컸고, 부모님과 갈등 12.4%, 외모 10.6%, 교우관계 8.5% 순이다.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우울감 경험률도 올해 대전이 23.6%를 나타냈다. 2013년 32%, 2014년 27.4%로 감소 추세에 있지만 전국 평균보다 각각 1.1%p, 0.7%p 높다.
대전지역 학생들의 주중 수면시간은 전국 평균 6.4시간보다 낮은 6.1시간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2시간, 2013년 6.3시간으로 해마다 0.1시간씩 감소하고 있다. 반면 충남과 충북은 6.5시간, 세종은 6.6시간으로 확인됐다.
지난 9월 을지대 유기봉 의료경영학과 교수와 연세대 박은철 보건대학원 교수팀의 수면 시간과 자살 행동의 상관성 논문 결과를 보면 하루에 수면시간이 7시간 미만인 청소년은 7시간 자는 학생보다 자살에 대해 생각하는 비율이 1.5배 높았다. 반면 7시간을 넘겨 자는 학생들의 자살생각 비율은 0.6배 낮아졌다.
수면시간과의 이런 연관성은 자살행동이 좀 더 구체화한 '자살계획'에서도 비슷했으며, 하루 7시간이나 그 이상을 자더라도 기상 시간이 아침 7시를 기준으로 더 일찍 일어나거나 늦게 일어나면 자살생각이 각각 1.2배, 1.5배 증가했다. 특히 7시 이전에 일찍 일어날수록 자살시도와 자살계획의 위험도는 더 높았다.
유제춘 대전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장은 “최근 학생들이 학업에 치중하다 보니 하루 7시간의 적정 수면시간을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청소년기 부족한 수면시간이 자살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건인 만큼 이에 따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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