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시즌 한화에서 활약한 제이크 폭스 = 한화이글스 제공 |
한화는 매 경기 승부를 알 수 없는 박빙의 경기를 펼치면서 리그 최다 역전승(33경기)과 최다 역전패(38패)를 기록했다.
얇은 불펜진도 문제였지만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 해결하지 못한 경기도 많았다. '해결사'가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올 시즌 결정적일 때 결정타가 없어서 다른 팀하고 다른 야구를 했지 않나 싶다. 알차게 야구를 해야 했었는데 한방이 없었다”면서 해결사 부재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김 감독은 “그런 면에서 올해 FA에서 거포 영입이 필요했는데 그 점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한화는 이용규, 정근우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테이블세터를 갖고 있다. 올 시즌 각각 타율 3할4푼1리 4홈런 42타점 94득점 28도루, 타율 3할1푼6리 12홈런 66타점 99득점 21도루로 맹활약했다. 올 시즌 3번에서는 김경언이 깜짝 활약(3할3푼7리 16홈런 78타점 58득점)을 선보이며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줬다. 또한, 리그 최정상급 우타자인 김태균(타율 3할1푼6리 21홈런 104타점 61득점)이 4번에서 중심을 잡아줬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팀 공격에 방점을 찍어 줄 마땅한 5번 타자감이 없었다. 상대팀이 승부처에서 김태균과의 적극적인 승부를 피하는 등 전략적으로 맞섰고, 그 결과 대량 득점으로 경기의 흐름을 끝내지 못했다. 상대팀의 추격의지를 꺾는 한방이 부족했다. 한화는 올 시즌 장타율 7위(4할4리), 득점권 타율 8위(2할6푼9리)를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의 실패가 크게 작용했다. 시즌 전 기대를 갖고 영입한 나이저 모건이 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도 퇴출됐다. 여기에 대체 외국인 타자인 제이크 폭스는 부상으로 2달가량 결정한데다 기대 이하의 수비력으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했다. 두 선수가 뛴 경기는 도합 48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타격에서 기대를 모았던 국내선수들의 부진도 한몫했다. 시즌 전 30홈런 이상을 기대했던 최진행은 초반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한데다 중반에는 징계를 받으며 20경기를 결장했다. 여기에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타격 정확성도 향상되지 못했다. 특히 3루수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회성과 송광민이 각각 부상과 부진으로 제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마땅한 대타 자원도 부족했다. 김 감독은 적재적소에서 대타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승부를 매듭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화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 시즌 대타 타율이 2할7리로 리그 8위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 넥센과 트레이드를 통해 좌타 이성열을 영입했지만, 성공률이 크게 떨어졌다.
한화는 일단 외국인 타자 영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감독은 3루수 거포 외국인 타자 영입을 원하고 있다. 올 시즌 외야에서 최진행과 김경언이 기대 이상의 수비력을 선보이면서 김 감독은 올 시즌 부진했던 3루수 영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기존 선수들이 올 시즌을 통해 경험을 쌓은 만큼 내년도 스프링캠프를 통해 기량 향상에 힘쓸 방침이다.
한화가 강팀으로 거듭나려면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결정지어줄 수 있는 거포 해결사가 필요하다. 한화가 올겨울 어떤 방법으로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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