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주석 선수 |
최근 한국프로야구(KBO)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다. 올 시즌 상위권 팀인 NC와 삼성은 리그를 대표하는 발야구를 하고 있다. 올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두산도 오재원, 정수빈, 김현수 등 주루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 즐비했다.
여기에 허경민, 민병헌, 양의지도 상대의 허를 찌르는 주루 센스를 갖고 있었다. 리그 자체가 '발 빠른 야구'를 추구하고 있다.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한화는 김응룡 감독 영입 이후 2013년 FA로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 이용규와 정근우를 영입했다. 또한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주루 코치로 영입하며 빠른 발을 가진 선수들을 발굴하려고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화는 지난해 김성근 감독을 영입하며 올 시즌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를 흔드는 야구를 펼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 감독은 2007년 SK 지휘봉을 잡은 후 발 빠른 선수를 중용하며 팀 색깔을 바꿔갔다. 한화에서도 선수들의 발에서부터 변화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지휘자가 바뀌었다고 갑자기 다른 팀이 될 수는 없었다. 한화는 올 시즌 도루 80개로 리그 대표 거북이 팀이 됐다. 1위 NC(204개)와는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용규와 정근우 두 선수 이외에는 마땅하게 달릴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이용규, 정근우가 각각 28개, 21개로 팀의 도루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두 선수를 제외하고는 송주호가 6개의 도루로 가장 많았다. 이 두 명도 나이가 30대를 넘어가면서 이전 같은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송주호가 타격이 좋지 않음에도 1군에서 계속 뛰는 모습을 다른 선수들이 알아야 한다. 발 빠른 선수가 우리 팀에는 없다”면서 팀내 발빠른 선수가 없는 부분을 안타까워했다.
도루 시도 자체가 적었다. 도루 시도 횟수도 127회로 최하위다. 도루성공률도 6할3푼으로 최하위 SK(6할1푼4리)보다 조금 앞선 9위를 기록했다. 선수 파악에 누구보다 냉철한 김 감독이 선수들의 주루 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해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올 시즌 마치고 한화는 발 빠른 신인 선수들을 충원했다. 우선 올 시즌 막판 군 복무를 마치고 합류한 하주석이 반갑다. 하주석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88경기에서 41개의 도루에 성공하며 대도의 면모를 보였다. 하위타선이나 대주자로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신인드래프트에서도 이동훈(상원고), 장진혁(단국대) 등 발 빠른 야수를 뽑았다. 또한, 한화는 스프링캠프 훈련을 통해 기존 주전 선수들의 주루능력 향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빠른 발은 단순히 도루 이상의 의미가 있다. 투수는 발 빠른 주자가 많은 팀에 어려움을 겪는다. 승부처에서 2루와 3루는 천지차이다. 한화가 내년시즌 빠른 발로 강팀 면모를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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