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갈이' 지역대 교수 36명 적발…전국 179명 검찰 기소

  • 사회/교육
  • 법원/검찰

'표지갈이' 지역대 교수 36명 적발…전국 179명 검찰 기소

원저자·허위저자·출판사 3각 커넥션, 수십년 관행처럼 공공연히 자행 대전 3·충남 2·충북 2개大 포함, 정시모집 앞 당혹감… 대책 고심

  • 승인 2015-12-14 18:04
  • 신문게재 2015-12-15 9면
  • 박태구·오희룡 기자박태구·오희룡 기자
다른 교수가 쓴 전공서적을 표지만 바꿔 자기가 쓴 것처럼 출간하는 일명 '표지갈이'대학교수가 검찰에 무더기 적발됐다.

대전·충청지역에서도 이런 혐의로 적발된 대학교수가 30명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권순정)는 대학 전공서적 '표지갈이'사건을 수사한 결과, 저작권법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변모(55)씨 등 전국 110개 대학교수 74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105명을 약식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과 짜고 관련 서적을 출판한 임모(72)씨 등 4개 출판사 임직원 5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적발된 교수 가운데 지역 대학교수들도 대거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표지갈이 혐의로 기소된 대전·충청지역 대학교수는 원저자 6명, 허위저자 31명 등 중복자 포함해 모두 36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다.

소속대학은 대전이 3곳, 충남 2곳, 충북 2곳 등 모두 7곳 정도로 알려졌다.

지역별로는 인천·경기와 광주·전라가 각각 33명, 대구·경북 24명, 강원 23명, 부산·경남 19명, 서울 13명, 제주 1명 등의 순이었다.

적발된 교수 중에는 명문 사립대 교수 2명을 비롯해 지방 명문 국립대 교수, 9명의 학과장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교수가 '표지갈이'혐의로 적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허위 저자(연구실적 제출)와 출판사(전공서적 재고 처리), 원저자(전공서적 출판사 확보 및 인세 취득) 등 3자간 이해관계가 일치돼 교육계의 비정상적 관행이 수십년간 지속돼 왔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이번에 적발된 표지갈이 서적 38권은 모두 이공계열(건축, 토목, 소방, 환경, 기계공학, 화학) 전공서적이다. 인문·사회과학 서적과 달리 일반 독자에게 판매되는 경우가 드물고, 대학 구내서점 위주로 소량 판매되다 보니 쉽게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허위저자로 적발된 교수 56명은 호봉 승급, 재임용 심사 등을 위해 표지갈이 서적을 소속 대학에 연구실적으로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은 출판사에서 무단으로 본인 이름을 등재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해당 대학교수들에 대한 후속 행정조치를 위해 교수 명단을 소속 대학에 통보할 예정이다. 더불어 표지갈이 등 연구부정 행위에 대한 추가 수사를 위해 '연구부정행위 전담수사팀'을 편성·운용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달 표지갈이 교수가 무더기 적발된 사실이 알려졌을 당시 대부분 이공계열 교수들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에도 소속 대학교수들이 무더기로 적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었지만 실제로 무더기로 기소가 되면서 '설마가 사실이 됐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당장 다음주 정시모집 원서접수를 앞두고 이번 표지갈이 사태가 자칫 대학의 부도덕한 이미지로 비춰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해 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상당수 대학이 내부적으로는 대책마련에 착수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사실 확인에 주저하거나 검찰통보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내용자체를 부정하기도 했다.

박태구·오희룡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