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키나와에서 가진 한화 이글스 마무리 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오키 야스시 코치.
한화 이글스 제공 |
한화 이글스에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으로 포수를 뽑는 팬들이 많다. 한화는 신경현 배터리 코치가 포수 마스크를 벗은 후 누구 하나 주전 포수 자리를 굳건히 지키지 못했다. 정범모, 이희근 등 기대했던 선수들의 기량 향상이 더디면서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했다. 그 와중에 김민수, 한승택 등 유망주들은 타 팀으로 보내야만 했다.
한화는 올해 겨울리그에서 FA선수인 조인성을 잔류시킨 데 이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차일목을 영입하며 부담감을 조금 덜어냈다. 하지만, 여전히 포수 육성이 큰 과제를 꼽힌다.
한화는 올 시즌이 끝나자마자 오키 야스시(54) 코치를 새롭게 영입했다. 오키 코치는 일본 메이지대를 졸업해 1986년까지 일본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5년간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일본 독립리그 만다린 파이러츠 감독을 지낸 후 2014년까지 고양 원더스 배터리 코치를 역임했다. 2015년에는 KT위즈에서 배터리 코치로 활동하며 젊은 선수 육성에 힘썼다.
오키 코치는 “고양 원더스 시절에도 김성근 감독과 함께 보냈었다. 오랜만에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화 유니폼을 입은 소감을 밝혔다.
오키 코치는 포수에게도 스피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 야구는 '스피드'다. 포수들도 스피드가 없으면 대응이 안된다”면서 “던지는 투수도 스피드가 중요하지만, 포수들도 투수 리드, 수비지시, 도루저지 등 모든 면에서 스피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야구에서 상대팀에게 다리(주루플레이)에 당한다면 시합을 이기기 어렵다”면서 한화 포수들의 도루 저지율이 낮은 점을 지적했다.
또한, 한화 젊은 포수들에게 욕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키 코치는 “KT시절 한화 경기를 유심히 봤는데 젊은 포수 중 눈에 띄는 선수가 없더라”면서 “팀에 와서 보니 한화 어린 선수들은 착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유니폼을 입었을 때 성격이 바뀌게 해주고 싶다. 그라운드에서는 욕심을 가져야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 하나에 게임 전체 흐름이 바뀐다. 흐름을 끊지 않는 게 중요하다. 포수는 투수가 안정감 있게 볼을 던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면서 “투수의 구질과 궤적, 승부구, 상대 타자의 움직임 등을 파악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키 코치는 선수들의 장점은 그대로 살릴 계획이다. 그는 “선수들이 가진 좋은 부분을 지우고 싶지 않다”면서 “예를 들어 던지는 스타일이 이상해도 잘한다면 굳이 바뀔 필요가 없다. 다만,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키 코치는 고양 원더스 시절 2년간 김 감독을 모시고 있었다. 누구보다 김 감독의 의중을 잘 파악해 행동할 수 있다. 그는 “일본 독립리그 감독도 해봤지만, 사람을 가르치는 게 쉽지 않다”면서 “김 감독은 고양 원더스 시절 함께 했다. 엄격하지만, 애정이 있는 감독이다.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보이면 포기하지 않는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2년 동안 공부가 많이 됐다”고 전했다.
과연 오키 코치가 내년 스프링 캠프를 통해 한화의 차세대 주전포수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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