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정가는 TK(대구 경북) 물갈이론이 제기되면서 PK(부산 경남)지역까지 아우르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안대희 전 대법관,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친박 잠룡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청와대발(發) 잠룡 띄우기가 시작된 것만큼, 충청 여권에서도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재점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것이다.
3선의 정우택 의원이 지난 2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슈를 선점하며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가져왔다.
충청권에서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외에 유능한 사람 2~3명이 나와 선의의 연대론을 펴서 선의의 경쟁으로 완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방법론 까지 제시했다.
복수의 충청권 새누리당 의원은 이완구 전 총리, 정우택 의원, 윤상현 의원을 지칭하는 것으로 읽힌다고 했다.
충청 정가가 주시하는 대목은 정 의원이 언급한 '선의의 연대론'과 '선의의 경쟁'이다. TK와 PK처럼 대권 후보군을 최대한 모은 뒤 여론전을 통해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정치적 함의가 들어있다.
이를 위해선 내년 4월 총선에서 본인들의 당선 뿐아니라 충청권의 압승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이 정치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청와대와 친박계가 만지작 거리는 '반기문 카드' 역시 내년 충청권 총선에 의미를 둔 친박쪽의 선제적 전략으로 읽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충청이 내세우는 총선과 대선 키워드는 충청권 출신이 대통령이 되고, 영호남 구분 없이 국정을 이끌어 나갈 때 국민 통합과 화합의 첫 단추가 꿰진다는 게 충청 정가의 논리다.
충청대망론의 선두주자였던 이완구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 연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량급'이다.
내년 1월 중하순에 예정된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이 전 총리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우택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자신의 '2~3명 충청 주자'에 본인이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머쓱해 하는 모양새다.
정 의원은 우선 내년 4월 총선에서 4선 고지로 오르는 게 급선무다.
충북 국회의원에서 그 범위를 대전, 충남, 세종으로 넓히는 발판이 될 수 있어서다.
청양 출신인 윤 의원은 친박 핵심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대선 구도에 가서는 되레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이 전 총리와 정 의원처럼 확실한 '충청 연고'는 없다.
그럼에도 정국을 읽는 탁월한 안목과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서 충청 대망론에 어떠한 형태로도 기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충청 여권에선 '영남+충청'의 압도적 지지를 이끌어 낼 반기문 대망론에 대한 기대감은 크나 현실 정치에서 유리돼 있는 반 총장만을 마냥 바라볼 수만은 없다는 게 지역 정가의 생각이다.
충청 정가는 '충청 주자 2~3명'이란 단어가 영호남의 대권 주자들과 경합하는 새로운 충청대망론의 대명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놓고 있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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