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건강]주사기 속 불청객, C형 간염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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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건강]주사기 속 불청객, C형 간염의 모든 것

증상없고 인식 낮아 발견 어렵고 백신 없어 감염 피하는게 최선 피어싱·혈액투석·문신 등 경로…완치율 B형보다 높아

  • 승인 2015-12-07 14:04
  • 신문게재 2015-12-08 11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이슈와 건강] C형간염의 모든 것

▲ 강영우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 강영우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C형 간염' 때문에 전국이 떠들썩하다.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에서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 간염 감염자가 78명(지난 3일 기준)으로 늘어나면서다.

C형 간염은 A형, B형간염에 비해 일반인에게 덜 알려져 있다. 또 예방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치료에만 의존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C형 간염에 대한 무관심으로 진단이 늦어지고 치료 시기도 놓칠 경우 간경화, 간암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이 크다. C형 간염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강영우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C형 간염의 정의=A형간염이나 B형간염처럼 혈액을 통해 '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질환이다. 만성화 될 경우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위험한 간염이다. A형, B형간염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C형 간염의 역사가 짧아서다. A형이나 B형간염이 아닌 어떤 새로운 간염이 있다는 것이 1989년에야 발견됐다. 그러나 집중적인 연구로 그 진단과 치료는 B형 간염보다 현재 좋은 편이다. 즉, 완치율이 높다는 얘기다.

▲C형 간염의 발생빈도=질병관리본부의 연도별 C형 간염 발생자수 표본조사를 보면, 2002년 1927명이던 신규환자가 2005년 2843명, 2007년 5179명, 2009년 6406명, 2010년 5630명으로 8년 동안 약 3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수치는 표본조사인 만큼, 실제는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학계에서는 국내 C형 간염의 유병률이 국민의 1%, 약 6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국내 간암 유발의 주원인으로 꼽히던 B형간염은 1980년대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된 백신접종의 영향으로 감소하고 있다. 현재 국내 간경화 환자의 약 12%, 간암 환자의 약 15%가 C형 간염이 원인이다.

▲C형 간염의 감염경로=주 감염경로는 혈액을 통한 비경구 감염이다. 단지 같이 식사를 하거나 공동생활을 한다고 해서 감염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마약주사 등의 주사기 공동 사용, 소독되지 않은 침, 불법 문신이나 피어싱, 성 접촉, 1992년 이전 수혈과 혈액투석 등을 통해 전염된다. 만약 배우자가 C형간염 환자라면 부부가 같이 검사해야 한다. 특히 문제되는 것은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불법 신체문신, 눈썹과 입술 등의 부분 문신, 피어싱, 귀 뚫기 등 혈액을 통한 감염시술이 성행하는 점이다.

▲C형 간염의 증상=간질환이 그러하듯 C형 간염 역시 침묵의 질환이다. 즉 대부분 증상이 없다. 때로 피로감을 가장 많이 호소하고, 소화 불량, 식욕부진, 메스꺼움, 오른쪽 상복부의 통증과 불편감 등이 있다. 그러나 이는 C형 간염의 특이한 증상이라기보다는 간질환의 일반적인 증상들이다. 대부분 증상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증상이 없다고 안심할 것이 아니라 정기검진을 꼭 받는 습관이 필요하다. 증상이 나타날 때면 이미 위험한 상태로 발전한 경우가 많아서다.

▲C형 간염의 위험성=C형간염의 위험성은 B형 간염보다 더 높다. B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개발돼 감소추세이지만, C형 간염은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예방자체가 어려워서다. 또 만성화되는 비율이 75~80%에 달하는데다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하는 경과를 취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B형 간염에 비해 C형 간염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낮은 점도 C형 간염의 위험성을 높게 만든다. 인식이 낮다보니 환자들이 초기 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 주위 사람들에게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C형 간염의 진단=C형 간염의 감염여부는 혈액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1차 C형간염 바이러스검사에서 양성이라고 판정되면, 2차 검사인 C형간염 유전자검사를 한다. 여기에서도 양성이 나오면 진단이 된다. 3차 검사에선 유전자형을 검사하여 순종인지 독종인지 판별한다. 즉 C형간염의 진행도와 예후, 간 기능 등을 종합해 판정한다.

▲C형 간염의 치료=현재 C형 간염은 '완치 가능한 병'으로 오히려 B형 간염보다 더 적극적인 치료를 권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표준 치료는 '페그 인터페론'과 항바이러스제인 '리바비린'의 병합치료였다. '페그 인터페론'은 주 1회 피하주사로 약효의 지속시간을 늘리고 우수한 치료효과와 환자의 순응도를 높였다. 유전자형에 따라 치료반응이 다르다. 독종인 1형은 48주 치료하며, 전체 완치율이 약 40~50%이다. 반면 2·3형은 24주 치료하며, 전체 완치율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다.

최근에는 획기적인 경구 치료제가 나오기 시작했다. 페그 인터페론의 부작용을 없애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약제가 그것이다. 단독요법 또는 병용요법으로 그 치료효과가 평균 90% 이상으로 우수하다. 또 만성 B형 간염과는 달리 장기복용이 아니라 3~6개월만 복용하면 치료가 끝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단지 고가약으로 국내에서 보험등재만 되면 내년부터 선택의 폭이 넓어진 다양한 경구치료약제들이 계속 나올 전망이다. 간 전문의와 잘 상의해서 결정한다면, 이제 C형 간염은 '완치되는 만성간염'으로 환자들은 안심해도 될 것이다.

다만 B형 간염 치료와 같이 20~30대에 일찍 진단하고 치료할수록 완치율이 높은 만큼,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절실하다. 65세 이상의 고령자에서는 젊은 층에 비해 낮은 치료 반응과 높은 부작용으로 적극적인 치료가 어렵다.

▲C형 간염의 예방=현재로서는 예방 백신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감염경로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앞에 말한 시술들을 포함한 감염경로들을 피하고, 면도기, 손톱깎이는 같이 사용하지 말고, 개인별로 사용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는 큰 이유는 C형간염 바이러스가 영악해서 천의 얼굴을 가진 것처럼 그 모습을 수시로 바꾸기 때문이다. 바이러스 자체가 유전자 변이를 자주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백신연구가 집중되고 있어 먼저 개발된 A형, B형 간염 백신처럼 앞으로 C형 간염 백신 개발도 희망이 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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