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시중은행들이 여신심사 선진화방안에 대한 초안을 마련한 뒤 이달 중 최종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대출 요청시 이자를 포함한 원리금 분할상환이 골자다. 또한 담보물건의 가치가 아닌, 갚을 수 있는 소득수준 등에 맞춰 대출 심사를 강화한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내년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지만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한 강력한 대출 규제는 미뤄졌다. 아파트 집단대출을 대출규제 강화안에 포함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들이 내년에도 아파트 분양시장에 충분히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분양시장에는 이번 대출 규제 강화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정작 주택건설업계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시장 상황에 대한 변화를 읽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파트 집단대출에 대해서는 규제가 강화되지는 않지만 분양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역의 한 주택건설업체 임원은 “아파트 분양은 입지, 설계, 브랜드, 프리미엄 가능성 등 여부에 따라 성공이 가려진다”며 “하지만 정부의 가계 대출 규제 정책이 확산되는 분위기에서 아파트 분양시장 역시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대출에 대한 부담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금리 동반 인상 우려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달부터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한국은행 역시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변동금리 대출에 대한 이자상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신규 대출 규모는 줄어든다.
한 1순위 청약가입자는 “아파트 집단대출을 받을 수는 있지만 기존의 다른 대출에 대한 부담도 커지는 상황에서 대출규모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청약접수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급 물량이 많아져서 프리미엄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고 프리미엄이 반영된다고 해도 그리 높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지역의 한 부동산컨설팅 전문가는 “내년 아파트 공급은 물량규모, 대출규제 등에서 주택건설업체들이 고전할 수 있는 분위기”라며 “일부 건설업체는 아예 주택용지 공급 입찰에 나서지 않는 등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