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은 표지판 찾기 유성구 가정로에 세워져 있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사설안내표지판'이 가로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
“어디부터가 연구단지인가요?”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고 있는 오민우(30)씨는 대전을 상징하는 대덕연구개발특구에 대한 이미지를 언뜻 떠올리지도 못했다. 더구나 어디에 위치해 있는 지도 정확하게 알지 못해 그동안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오씨는 “대전이 과학도시이지만 그저 연구원이 많이 있다는 말만 들었지 어디에 연구원이 있는 지 표지판을 보지 못했다”며 “대덕특구 가치를 높이고 보다 시각적인 면에서 이를 알릴 수 있도록 개선하면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과학의 도시인 대전을 빛내는 대덕특구에 대한 안내 설비가 개선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관리주체인 대전시와 유성구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명품 도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도시의 기능을 돋보일 수 있는 디자인적인 요소를 접목해야 하지만 한국의 미래를 여는 대덕특구를 알리는 요소는 상당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2일 유성구 가정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정문 인근에 설치된 UST '사설안내표지판'이 가로수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가로수 가지의 잎이 떨어졌는데도 표지판이 보이지 않아 관리 부실을 그대로 드러냈다.
유성구는 민원신청이 있으면 이를 처리해주고 있지만 가로수 고유 수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사설안내표지판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은 그 색과 규격 탓도 있다.
대덕특구에 존재하는 대다수 기관들은 공공시설과 공용시설, 국가일반·도시첨단산업단지 등에 포함돼 '사설안내표지 설치 및 관리 지침'에 따라 설치됐다. 이렇다보니 대덕특구 내 대다수의 사설안내표지판은 재색 바탕의 1200㎜×330㎜ 규격에 흰색 글자로 설치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경우에는 인근에서 사설안내표지판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저 입구를 먼저 찾아야 하는 불편이 뒤따른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을 알리는 사설안내표지판의 경우, 작은 규격에 상대적으로 글자수가 많아 읽어보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느낀다는 불평이 나온다.
과학기술분야의 정부 출연연이 밀집해 있는 대덕특구이지만 그 역할에만 집중했을 뿐 지자체가 대전의 상징적인 테마를 그려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이형복 대전발전연구원 박사는 “대전에 과학도시의 기능들이 모여있을지는 몰라도 대덕특구에 방문했을 때는 과학도시라는 이미지는 존재하지 않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과학도시인지 분별하기가 어렵다”며 “이는 도시에 과학도시의 정체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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