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현대경제연구원이 성인 남녀 8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몇 년이나 세후소득을 전부 모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서 12.8년이 걸린다는 답변이 나왔다.
평균적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해서는 약 13년치 소득을 한푼도 쓰지않고 모아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내집 마련에 오랜 기간이 걸린다고 여기는 것은 집값 상승에 따라 주택을 구매하는 데 필요한 여분의 금액이 부족해 주거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평균 주택매매가격은 2억4500만원에 달하는 등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7%의 상승세를 보였다.
저소득층일수록 내 집 마련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월평균 가구소득 399만~499만원, 500만원 이상 가구의 소득대비 주택가격은 각각 12.7배, 12.8배였으나 월 가구소득 299만원 이하인 가구의 소득대비 주택가격은 13.6배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정부가 발표한 소득대비 주택가격은 5.7배로 세후 소득을 약 6년간 모으면 주택을 살 수 있는 것으로 축소됐다.
한 지역민은 “분양가만 하더라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을 뿐더러 허울뿐인 개발 이슈에 부동산 가격만 실제 가치에 비해 높은 것 같다”며 “솔직히 직장인의 월급으로는 주택구입 기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체감기간에 대한 설문과 함께 실제 주택을 구입하더라도 부채가 상당수 포함될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라는 비난도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제 돈을 다 주고 주택을 구입하는 것에 대해 비관적인 판단이 많은 만큼 '빚을 내서 구입하는 내집 마련'은 실제 주택 구입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내집 마련을 위해 대출 이자를 낮춰줬는데 이런 식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정상적인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대출없이 주택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체감연도보다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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