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는 이성열 선수 = 한화 이글스 제공 |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남아있는 후배들에게 미안하네요.”
한화 이글스 이성열이 결혼 준비를 위해 국내로 복귀한다. 10월 초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부터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까지 50여일간의 긴 일정을 마치고 24일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30일이면 이번 캠프가 끝나지만, 김성근 감독의 배려로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앞서 훈련을 끝마쳤다. 이성열은 다음달 6일 서울에서 결혼식을 갖고 새신랑이 된다.
이성열은 “감독님이 바쁘신데도 신경써주셔서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후배들을 남겨놓고 가 미안한 마음이다. 한짐을 놓고 가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후배들이 남은 캠프 기간동안 부상 없이 훈련을 잘 끝마쳤으면 좋겠다”며 남아있는 후배들을 챙겼다.
그는 “지금까지 아내될 사람 혼자 준비하느라 미안했다. 나는 전화로 주로 결정했다”면서 “한국에 가서도 청첩장을 돌려야돼서 바쁠 것 같다. 만나서 주는게 예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 이성열은 고참급 선수 중 한명이었다. 그는 “교육리그부터 지금까지 50일 정도 훈련을 했는데 이렇게 길게 훈련을 해본적이 프로 첫 캠프 이후 처음인 것 같다”면서 “안 힘들다면 거짓말이고 힘들지만, 언제 이렇게 해보나 생각했다. 조금 더 일찍 해봤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성열은 이번 캠프에서 방망이의 정교함을 더하려고 노력했다. 장타력은 KBO리그 탑 수준이다. 문제는 선구안으로 올해까지 통산 삼진이 855개다. 올시즌에는 101경기에 나와 2할5푼 9홈런 36타점, 삼진87개를 기록했다.
이성열은 2003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다. 거포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두산으로 팀을 옮겨 2010년 홈런 24개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크게 보여준 게 없다. 이후 넥센을 거쳐 올시즌 한화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성근 감독은 올시즌이 끝나자마자 이성열을 일본 미야자기 교육리그에 참여시켰다. 교육리그와 마무리캠프를 통해 타격 폼을 수정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 어퍼스윙을 레벨스윙으로 변화를 줬다. 변화하는 공에 대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김 감독은 이성열의 타격폼이 많이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성열은 “방망이가 돌아나오는 부분을 수정했다. 짧은 시간 공에 대처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며 “감독님과 김재현 코치님이 시즌 후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바꿔보는게 어떠냐며 지도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감독님이 좋아지셨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면서 “남은 시간 동안 몸을 잘 만들어서 내년 시즌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12월이면 한 가정을 꾸리게 되는 이성열은 “앞으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다”면서 내년 시즌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한편 한화 선수들 중 이성열을 비롯해 송은범, 허유강, 이동걸, 김기현 등은 올해 12월 결혼식을 가질 예정이다./일본 오키나와=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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