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인프라는 이 아이디어로 한국표준연구원 창업공작소의 도움을 받아 낙엽과 쓰레기 등이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하는 '회전형 하수구 오염물질 제거 스크린' 장치를 지난해 10월께 개발했다.
특허등록까지 마친 시스템이지만 이 시스템을 이용하려는 지자체는 나서지 않고 있어 삼보인프라는 아직도 실적 제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벤처기업들의 창업이나 중소기업들의 특허 상품 출원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사업화에는 애를 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품 개발까지 출연연 등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산업계에서는 기업들이 판로 확보나 투자 유치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맞춤식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표준연구원 창업공작소는 지난해 4월 문을 연 뒤 지난달까지 시제품 설계 47건을 비롯해 시제품 제작 16건, 창업 추진 6건, 창업 완료 11건 등 성과를 보였다고 23일 밝혔다.
표준연 창업공작소는 이 가운데 창업이 완료된 11개 업체 가운데 5~6개 업체에 대해서는 창업 이후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을 확신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창업 이후 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없는 데는 상품 판로확보 및 투자유치 등에서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삼보인프라의 경우만 보더라도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는 평가는 공사 입찰에서는 실효가 없는 게 문제다.
창업 업체들은 영업 실적이 낮은 만큼 입찰 경쟁을 할 경우,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가 일쑤다.
더구나 창업공작소는 그 역할이 창업에만 집중돼 있는 만큼 이후 투자 유치를 돕는 데도 한계가 뒤따른다.
창업공작소 관계자는 “창업을 희망하는 대상자에 대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창업단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가 일”이라며 “이후 판로 확보나 투자 유치 등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창조경제 일환으로 창업을 유도하고 있지만 사후 관리가 안되다는 비난을 받는 부분이다.
창조경제를 이룩하려면 철저한 창업업체에 대한 지속성장이 가능한 관리는 필수라는 게 창업컨설턴트들의 한결같은 시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 대학에서는 산학연이 협력해 창업 인큐베이팅과 투자 유치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지만 정부 단위의 체계적인 제도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출연연 한 관계자는 “창업 지원과 향후 관리에 대해서는 아직도 구조적인 어려움이 산재하다”며 “정부와 대규모 투자기업이 다함께 중소 벤처기업에 대해 폭넓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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