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처방에 따라 약을 먹어야겠지만 아직 어린 아이가 먹기엔 많은 양인 것 같고, 항생제를 어려서부터 먹여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대전의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처방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지만 각 병원마다 처방률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지침과 의사 진료성향에 따라 낮게는 10%, 높게는 90%에 달하는 항생제 처방률을 보였다.
유소아에게 자주 발생하는 귀 질환인 급성중이염은 항생제를 처방하는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다. 단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은 내성세균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사용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올해 상반기 유소아 급성중이염 항생제 적정성 평가에 따르면 대전지역은 78.14%의 처방률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하지만 기자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대전지역 의료기관(249곳) 항생제 처방률을 분석한 결과 병의원마다 처방률이 제각각이었다.
먼저 4개 대학병원은 모두 1등급을 받았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이 13.04%의 처방률로 가장 낮았다. 이어 충남대병원(26.58%), 을지대병원(33.33%), 건양대병원(35.29%) 순이었다.
대전선병원은 65.04%로 2등급이었으며, 유성선병원(79.78%)은 3등급이었다. 대전한국병원(88.51%)은 4등급으로 전국 평균(84.19%)보다도 높았다. 심평원은 처방률 65% 미만을 1등급으로 정하고 있다.
병원급에선 엠블병원이 14.29%의 처방률을 보인 반면 미즈여성병원과 조이병원은 각각 83.07%, 84.08%의 처방률을 기록했다. 대전우리병원과 대전병원, 신탄진한일병원은 평가기간 내 진료건수가 30건 미만이라 평가에서 제외됐다.
동네 내과나 이비인후과, 소아청소년과 등 의원급 235곳 가운데 1등급은 27곳이었다. 4등급이 53곳으로 가장 많았고, 2등급과 3등급은 각각 14곳, 25곳이었다. 처방률이 95~100%에 이르는 5등급 의원은 23곳에 달했다.
항생제 처방률이 제각각인 이유는 의사마다 유소아 급성중이염에 대한 처방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병원이 내부적으로 정한 항생제 처방 관련 기준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정우 교수는 “유소아 중이염 진료지침은 2~3일간 통증이나 발열 등 증상의 경과를 살피는 대증요법을 적용토록 하고 있다”며 “항생제 사용은 24개월 이내 연령이면서 급성중이염 확진을 받거나 중증인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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