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해도 메르스에 이어 가뭄, 석면, 테러 등 국민의 건강, 생활, 안전 요소에서부터 업무협약 등 행정 기획 분야까지 항상 늑장대응에 나섰다는 평이다.
지난 5월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메르스 발생 시 도는 정부 지침 핑계만 대며 발생 지역과 역학관계 등을 비밀로 했다.
도민들이 감염경로를 알고 스스로 전염에 대비할 황금 같은 초기대응 시간을 놓쳐버린 것이다.
결국 안희정 지사가 3명의 확진자와 2명의 의심환자(1차 양성), 8명의 검사대기자, 135명의 격리자가 발생한 지난 6월4일께 “직접 통제하겠다”고 나서면서 관련 정보 등을 공개하기 시작, 도민들의 불안감이 줄었지만, 12명의 감염과 1882명의 격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재진행형인 사상 최악의 가뭄과 물 부족, 이에 따른 보령, 홍성 등 도 서북부 8개 시ㆍ군에 대한 제한급수 상황에서 도는 책임을 끝까지 회피하고 있다.
도는 계속해 “하늘에서 비를 내리지 않는데 어찌 하느냐”며 대책 마련 요구에 핀잔으로 답했다. 그러면서도 도는 과거 안 지사의 보령댐 도수로 공사 제안 요구를 정부가 받아들였다면 이번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는 투정이다.
언론에서 올 초부터 가뭄 문제를 계속 지적해왔음에도 도는 “괜찮다. 2012년은 더 심했다. 괜한 우려”라고 외면하기도 했다.
물론 이 지역 상수원인 보령댐 관리 주체 수자원공사에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안 지사가 “가뭄 문제에 대한 최종 책임자는 우리(충남도)다. 절대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미루지 말자”고 도 공무원들에게 한 말을 곱씹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테러집단 IS 추종자가 아산에서 검거되는 등 테러 비안전지대 진단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도는 뒷짐이다.
도는 이번에는 “테러는 정부가 할 일”이라며 또 미뤘다.
반면, 충북도는 지난 17일 민ㆍ관ㆍ군ㆍ경 긴급 통합방위협의회를 개최해 테러에 대비한 각 기관간 협조체제를 확인하고 지원 대책을 점검했다.
석면피해와 관련해 도는 도민들이 계속 목숨을 잃는데도 여전히 미온적 태도다.
청양 비봉면 강정리 석면광산피해대책위원회는 “강정리는 석면이 계속 검출되고 주민들이 관련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는데도 도에서는 '석면농도 1% 이상 지역에 대해서 복원사업을 진행하라'는 정부 지침만 들이밀며 외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업무 기획도 한발 늦다.
도는 23일 세종시와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지만, 이마저 지난 4월 이미 세종과 협약을 맺은 대전시보다 7개월 늦었다. 다만 도 관계자는 “대전보다 협약을 늦게 체결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내실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민들 사이에선 충남도의 위기대응 및 업무 기획 능력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와 함께 불리할 때마다 정부의 그늘에 숨으려 한다는 실망감이 새어나오고 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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