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틱? 이상 행동·소리 수십가지 증상 =눈을 깜박거리거나, '음음' 소리를 내고, 비염이 아닌데도 코를 훌쩍 거리면서 '킁킁' 소리를 낸다. 손 냄새를 계속 맡거나 심할 때는 욕설을 반복적으로 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수업시간 및 공부하는 것에 집중하기를 어려워 한다.
상기 증상은 틱 증상을 나타낸다. 틱(Tic)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기이한 소리를 내거나(음성틱) 갑자기 근육이 움직이는 것(운동틱)을 말한다. 쉴 새 없이 눈을 깜빡거리고 팔 다리, 혹은 몸을 움직이며, 불쑥 특정한 단어나 혹은 욕을 내뱉기도 하며, 자신의 몸을 때리며 괴성을 지르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틱으로 병원에 방문하는 아이들은 주로 초등학교 입학을 전후로 만 7세 전후에 내원을 하며, 대개 그 이전에 5세 때나 6세 때 미세하게 발생했다가 금방 사라졌던 적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부모님조차도 아이가 틱이 있었는지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아·청소년 중 3~5%가 틱 장애를 보임=소아청소년 시기에 3~5% 정도가 틱 증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틱 증상은 한 가지가 아닌, 운동틱과 음성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1년 이상 증상이 계속되는 경우 '뚜렛병'으로 부르게 된다. 뚜렛병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학습장애, 우울증 등 심리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성인 틱 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다.
틱의 명확한 원인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뇌의 신경화학적·기능적 불균형, 유전적,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최근 많은 연구들은 틱 장애가 뇌질환임을 시사하는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틱의 소인을 갖고 태어난 아이가 과도한 학업과 스트레스, 가족의 불화 등의 환경적 상황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 틱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나 강박장애, 불안증 등 여러 문제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꾸짖거나 스트레스 주면 악화=틱 증상을 처음 보일 때 중요한 것은 부모님들의 반응이다. 틱을 단순 습관 혹은 나쁜 버릇쯤으로 치부해버리면서 아이를 혼내거나 하면 아이는 이에 대한 스트레스로 틱이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자신감을 잃으면서 우울증에 빠질 수도 있다. 아이의 틱 증상에 대해 혼내거나 지적하지 말고 그냥 모른 채 넘어가 주는 것이 필요하다. 스마트폰을 통한 게임이나 TV를 시청할 때 틱이 갑자기 많이 나와 그러한 것들이 병의 경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정서적으로 흥분하는 상태가 틱을 일시적으로 많이 나타나게 하는 것은 맞으나 병의 전체 경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아이에게 틱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틱 장애가 맞는지를 일단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틱 장애 진단을 받더라도 당장 치료를 시작하기보다는 6개월 이상 지켜봐야 한다. 왜냐하면 소아·청소년 틱장애의 30% 정도는 1년 이내에 증상이 저절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틱에 대한 약물 치료는 아이들에게 쓸 수 있는 좋은 약들이 출시돼 약물 치료를 하는데 있어 안전할 뿐만 아니라 효과적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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