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 대청호·문의문화재단지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으로 향하는 길은 늦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답답한 도심을 빠져나와 본격적인 드라이브 코스인 대청호 초입에 들어서자 여유가 생기며 창 밖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국내 최장의 다목적 인공호수인 대청댐은 산간계곡과 어울려 빼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으며 호반주변에는 청남대를 비롯해 현암사, 문의문화재단지 등 많은 볼거리가 있는 곳이다. 대청호의 이른 아침은 하얀 물안개와 태초의 자연생태계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고 낮에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으로 장식되는 모습이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켜 사진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대청호의 드라이브코스는 두 개의 길로 나뉘는데 하나는 청주와 신탄진을 잇는 호수의 북쪽자락이고 다른 하나는 보은과 옥천으로 이어지는 남쪽자락이다. 두 길 중 북쪽자락인 청주시 문의면과 현도면 오가리 사이의 경관이 가장 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청호는 계절마다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봄과 가을에는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로, 여름에는 시원함, 겨울엔 눈 덮인 설경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이 대청호의 가을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적기인 셈이다.
문의로 가는 도중 대청댐 전망대에 주차한 후 대청호를 잠시 둘러봐도 좋다. 가뭄으로 물이 빠지긴 했지만 넓게 트인 호수는 바라보니 기분까지 상쾌해졌다. 다시 차를 몰아 문의문화재단지로 향했다. 문의문화재단지는 1997년에 개장한 역사 교육장으로 인류문명의 발달과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의 고유 전통문화를 재현해 조상들의 삶과 얼을 되살리고 배우기 위해 설립된 곳이다. 약 10만㎡ 규모의 부지 위에 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49호인 문산관을 비롯해 전통가옥, 주막, 대장간 등 옛 생활터전이 재현돼 있다. 또한 2004년에 준공된 대청호미술관에서 그림을 비롯한 조각 등 미술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입장료는 성인 1천 원을, 어린이 500원을 받으며 미취학 아동은 무료다. 주차장도 넓게 형성되어 있다.
입장료를 지불하고 올라가니 망치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매표소 바로 위에 자리 잡은 대장간인데 어르신 한 분이 열심히 쇠를 담금질하고 있었다. 기계의 도움을 받으며 낫과 호미를 비롯해 칼 등을 만들고 있었으며 바로 옆에서는 판매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대장간을 나와 바로 윗집인 주막을 들렀는데 마침 어르신들이 짚공예품을 만들고 있었다. 짚신과 망태기 등 종류도 다양했다. 생활터전과 길 등이 잘 정비돼 있어서 관람을 하기에 불편함은 없었다. 그렇게 양반가옥과 민가 등을 둘러보고 마지막으로 조각공원 및 신채호, 손병희, 한봉수, 신석구, 권병덕, 신규식, 신홍식 선생 등 7인의 애국지사 상을 둘러봤다. 산책을 겸한 구경을 마치고 인근의 문의면으로 차를 돌려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구경해도 좋다. 청남대는 대통령이 사용한 건물 몇 동과 잘 가꿔진 아담한 정원과 산책로가 있다. 청와대처럼 청기와를 입힌 2층 본관 앞에는 소나무 수십 그루가 손님을 맞고 있으며 어린이놀이터와 수영장, 테니스장 등 운동시설이 들어서 있다. 정원에서 호수 앞 정자로 이어지는 소나무 오솔길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 이름을 따 만들어진 산책길을 걸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청남대 홈페이지에 미리 예약을 하면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다. 하루 허용되는 차량은 500대이다. 당일예약은 허용되지 않는다. 청남대의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월요일은 개방을 하지 않는다. 문의면에 마련된 매표소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와 관광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양어장, 본관 건물과 정원에 이어 수영장, 6홀짜리 미니 골프장, 호수 앞 정자 등의 순으로 돌아 나오게 되어 있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이며 청남대 본관은 제한적으로만 개방된다. 또한 청남대 내에서는 취사를 할 수 없고 음식물 반입도 허용되지 않는다.
▲가는길=국도를 이용할시 신탄진으로 진입하는 길과 청주에서 들어오는 길이 있으며 고속도로는 문의 IC로 나와 좌회전하면 된다. 이정표가 잘 설치돼 있어 찾기에 불편함은 없다.
▲먹거리=문의면사무소 주변에 식당들이 많이 있어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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