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등천 버드나무 벌목 괜찮나요?

  • 사회/교육
  • 환경/교통

대전 유등천 버드나무 벌목 괜찮나요?

시, 물흐름 방해 등 부작용 주장, 자연발생 1700여 그루 제거 예정 '지명 유래' 의미 깊은 나무, 환경단체 “자연훼손, 원칙도 없어”

  • 승인 2015-11-18 17:50
  • 신문게재 2015-11-19 9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 벌목이 예정된 대전 중구 유등천 천변에서 한 시민이 버드나무 옆을 지나고 있다.
▲ 벌목이 예정된 대전 중구 유등천 천변에서 한 시민이 버드나무 옆을 지나고 있다.

대전시민들의 휴식처인 유등천 일원에 버드나무가 하천 흐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상당수 베어질 계획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버드나무 유래 지명과 하천 고유풍경을 크게 해쳐 원칙없는 벌목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는 하천물이 흐르는 호안에 버드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성장해 토사가 쌓이고 쓰레기가 걸려 유등천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보고 다음 달 말까지 유등천 일원에 자연 발생한 버드나무 1736 그루를 솎아베기 방식으로 벌목할 예정이다. 일부 버드나무는 높이 8m 이상 굵고 큰 나무로 성장해 강한 바람이나 비에 쓰러질 위험성이 있다는 것도 벌목의 한 이유다.

유등천은 장마철에 물이 크게 불어나 평상시 잔디밭인 천변까지 잠기곤 한다. 이때문에 하천관리사업소는 서구 탄방동 삼천교에서 중구 안영동 뿌리공원까지 유등천 8㎞ 구간의 버드나무를 벌목한다는 방침이다.

사업소 관계자는 “여름에 물이 불어 많아질 때 뿌리뽑혀 교각에 걸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고, 지금도 버드나무 뿌리에 흙이 쌓이고 하천을 막는 일이 있다”면서 “범람 등의 재해를 예방하고 야간 불안감을 해소하는 차원이며 버드나무 모두를 베어내는 것은 아니고 생장이 빨라 풍경도 회복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버드나무(柳)가 많아 유등천이나 유천동으로 하천과 지역 명칭이 붙여질 만큼 특색인 버드나무를 베어내는 데에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유등천과 유천동은 모두 버드나무가 많이 자라는 지역이라는 뜻에서 이름 지어져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다.

또 대전 3대 하천에는 2011년 4대강 사업으로 느티나무 등 조경수가 3895주가 천변에 식재됐고, 유등천에도 조경수가 있어도 굳이 자연성장 버드나무만 벌목하기로 해 논란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자연적으로 생장한 버드나무는 베어내고 바로 옆 조경수는 손대지 않겠다니 이해되지 않는다”며 “하천에 흐름을 보장할 다양한 수단 중에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1.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2.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3.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4.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