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보를 잘 모르는 지역 주민만 봉이냐”는 하소연인데, 건설사의 기준 없는 아파트 분양가 책정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2일 충남도와 부동산114 등 업계에 따르면 최근 착공한 내포 신도시 이지더원 아파트는 세종·아산시에선 주위 건설사들보다 분양가가 저렴한데 반해, 내포에선 터무니없이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지더원은 내포 신도시 최고분양가를 경신해 3.3㎡당 729만4000원을 기록했다.
34평형의 경우 2억4900만원에 이르는 고가로, 발코니 확장비용 1300만원까지 더하면 2억6200만원에 달한다. 최근의 99.9% 확장 추세에 비하면 사실상 내포 이지더원은 2억원 후반대로 구매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지더원 분양가는 기존 내포 아파트들보다 평당 40만~50만원 정도 비싸고, 34평형 기준으로는 3200만원 더 비싸다.
문제는 내포 신도시에 병원, 마트, 의류매장 등 기반시설 부족으로 인기가 없어 부동산 시장에서 사실상 프리미엄조차 없다는 점이다.
장기간 거주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아파트를 사고팔 때 손해만 본다는 것.
이날 기준 34평형 내포 롯데 아파트의 매매가는 2억3000만원선으로 확인됐다. 분양 때보다 500만원 오른 금액인데, 확장비와 유지비 등을 따지면, 사실상 손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런데 이렇게 이유 없는 고가정책을 펼치는 이지건설은 얼마 전 세종시에선 2차 744만원, 3차 857만원으로 분양했다. 744만원의 분양가는 2013년 내놓은 금액인데, 현재는 물론 당시도 세종시내 사상 최저 분양가로 조사됐다.
최근 분양한 3차는 이보다 높게 책정하긴 했지만, 바로 옆 아파트인 대방(1090만원)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또 이지더원 아산 풍기 단지는 752만원으로 분양 중이다.
34평형 기준 2억5800만원, 확장 시 2억7100만원으로 인구차이가 30배 이상 나는 내포 신도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또 풍기 단지는 주변 배방읍 한성 필하우스의 분양가가 810만~850만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역시 저렴한 수준이다.
이지더원 관계자는 아산 등 충청권 자사 아파트의 가격, 입지 경쟁력 등을 강조하면서도 내포 신도시 분양가만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지역마다 다르다”며 답변을 하지 못했다.
내포 지역 한 부동산 대표는 “이지더원 분양가격이 내포의 기존 아파트들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며 “비싸면 주민들이 사지 않으면 되고, 그러면 분양가를 내리거나 앞으로 건설사들은 높게 책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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