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스밀 로저스 선수= 한화이글스 제공 |
① 성적: 만년 꼴찌 한화… 절반의 성공
② 투수: 구멍난 선발진, 불펜 과부하
③ 타자: 리그 최고 테이블세터, 하위타선은 글쎄
④ 외국인선수: 외국인 타자는 실패, 투수진 강렬하지 못했다
⑤ FA선수: 의외의 수확 김경언, 권혁의 불꽃 투혼
⑥ 신인선수: 강경학의 재발견, 김민우·김범수·김용주 가능성 보여
⑦ 감독: ‘일구이무’야구, 성적 올렸지만 미래 우려 남겼다
⑧ 트레이드: 투수 유망주 손실… 가능성 많은 외야수 얻었다
⑨ 베스트3 & 워스트3: 삼성3연전 스윕 승, LG전 뼈아픈 역전패
⑩ 내년 시즌 전망: 진정한 승부는 2016시즌, 군제대 선수에 기대
한화 이글스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68승 76패를 기록했다. 사상 유래없는 5위 싸움을 펼친 끝에 아쉽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막판 5위부터 7위까지 1~2경기차를 보이면서 자고나면 순위가 바뀌었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KT에게 패하면서야 5위 싸움을 끝낼 수 있었다.
한화는 매경기 끈질긴 승부를 펼치면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승, 1패, 한경기, 한경기, 모두 의미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의미있는 경기 6경기를 꼽아봤다.
▲(BEST)3월28일 목동 넥센전= 김성근 감독 영입 이후 갖는 시즌 개막전 경기. 한화는 이날 연장 12회 승부끝에 끝내기 패를 당했지만, 쉽게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눈빛’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또한 1만2000명의 관중이 목동 야구장을 가득메우며 올시즌 한화의 흥행 돌풍을 예감할 수 있었다.
한화는 3회초 2사 2,3루 상황에서 김경언의 2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한화는 3회말 1점을 내줬지만 이후 강경학이 4회초와 6회초 각각 희생플라이와 적시타로 4-1로 앞서갔다. 하지만 한화는 7회말 바뀐투수 권혁이 유한준에게 투런홈런을 내준 후 8회말 1사 3루에서 이성열의 유격수 땅볼로 추가점을 허용하며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한화는 9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정범모가 침묵하며 연장으로 승부를 이어갔고, 11회초와 12회초 각각 1사2루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결국 한화는 연장 12회말 송창식이 서건창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4시간 25분 승부에서 패했다.
비록 한화는 이날 패했지만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초반 적극적인 승부로 점수를 뽑아냈으며, 차근 차근 점수차를 벌려갔다. 구원 등판한 투수들이 결정적인 홈런을 허용하며 패했지만 김성근 감독 특유의 경기 운영이 녹아든 경기였다.
한화는 다음날인 3월 29일 넥센에 5-3으로 승리하며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BEST)6월11일 대구 삼성전= 한화는 6월 11일 대구 원정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삼성을 상대로 5-2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6월9일~11일까지 삼성과의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지난 2008년 6월10일~12일 대구 삼성전 스윕 이후 7년 만(2555일)의 싹쓸이다. 한화는 0-1로 뒤진 3회초 2사 이후 이용규의 중전안타와 강경학의 좌중간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6회초 1사 1루에서 최진행이 삼성선발 클로이드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터트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한화는 6회말 김상수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줬지만, 이후 7회와 8회 각각 1점씩을 보태며 5-2로 경기를 마무리졌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삼성에게 유독 약했다. 2013년과 2014년 각각 4승씩 밖에 거두지 못하며 삼성의 대표적인 먹잇감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한화는 달라졌다. 이날 3연전을 쓸어담는 등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삼성을 상대로 더 많은 승수를 거둔 팀이 됐다. 한화는 올시즌 삼성을 상대로 10승6패를 기록했다. 1위팀을 상대로 저력을 선보이며 ‘할수 있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BEST)8월26일 삼성전= 5시간12분짜리 드라마. 한화의 흥행돌풍 이유를 알 수 있는 단편적인 경기다. 8월 들어 한화는 흔들렸다. 필승조가 무너지면서 5위 자리에서 한걸음 물러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8월26일 대전 삼성전에서 초반 0-5로 뒤진 경기를 11회 연장끝에 10-9로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화는 선발 안영명이 1회초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6피안타 5실점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5회까지 3-8로 뒤진 한화는 2015년 신인드래프트로 뽑은 새내기 김민우의 호투를 발판으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김민우는 4회초 2사 1,2에서 등판해 9회초 2사까지 5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홈런포가 이어졌다. 2회 최진행의 투런 홈런을 시작으로 6회에는 김회성의 스리런포가 터졌으며, 7회에는 김경언의 동점 투런 홈런과 폭스의 역전 솔로 홈런이 연달아 폭발했다. 비록 9회 동점을 허용하며 승부가 연장으로 넘어갔지만 김태균이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면서 값진 승리를 거뒀다.
▲(WORST)4월10일 롯데전= 김성근 감독이 시즌내내 아쉬움을 표현했던 경기다. 한화는 4월10일 사직 롯데전에서 8회까지 8-3으로 뒤져 있었다. 경기 후반 5점차는 뒤집기 쉽지 않다. 하지만 한화는 9회초 대거 5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송광민, 주현상, 강경학, 김경언, 이용규가 연속 안타를 터트리며 롯데 마운드를 흔들었고, 김태균의 희생플라이와 송주호의 적시타가 터지며 8-8을 만들어냈다.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졌고 한화는 연장 11회 초 2사 이후 김태균이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트리며 9-8로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화는 연장 11회말 아웃카운트 한개를 남겨놓고 무너졌다. 한화는 권혁이 9회말부터 연장 11회 2아웃까지 잡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1개의 공을 던진 혼신의 투구였다. 한화는 권혁에 이어 송은범을 마운드에 올렸다. 송은범은 2사 1루 상황에서 장성우에게 초구를 통타당해 끝내기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한화로서는 다잡은 경기를 공 한개 때문에 놓친 아쉬운 경기였다. 이날 승리했다면 한화가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WORST)8월16일 삼성전= 한화는 힘겹게 5위 싸움을 펼치고 있었다. 새로 영입한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3경기 연속 완투승을 거두는 등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는 3연패에 빠져 있었다. 한화는 로저스를 내세우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한화는 이날 경기에서 8회에만 대거 5점을 내주며 5-6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화는 이날 패배로 4연패에 빠지면서 5위 자리를 KIA에게 빼앗겼다. 로저스는 7회까지 삼성 타선에 2피안타 4볼넷만을 내주며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화 타선은 삼성선발 피가로를 두들겨 4점을 만들며 7회까지 4-1로 앞섰다. 한화는 8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로저스가 나바로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한점을 빼앗겼다. 한화는 권혁을 마운드에 올렸고, 1사 만루에서 대타 이흥련을 인필드플라이로 잡아내며 불을 끄는 듯 했다. 하지만 권혁은 박찬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후 박한이에게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내주며 4-5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이지영의 적시 2루타가 이어지며 2점차까지 점수차가 벌어졌다. 한화는 9회초 삼성 마무리 임창용을 상대로 1점을 뽑아냈지만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를 끝마쳤다.
한화는 이날 경기 이후 NC에게 2연패를 더 당하며 6연패 수렁에 빠졌었다. 로저스도 이날 KBO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되지 못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WORST)9월8일 LG전= 한화에게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로 꼽힌다. 9월 7일 한화는 60승 64패로 5위를 달렸다. 6위 롯데와 0.5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5강 경쟁팀 중에는 가장 앞서 있었다. 하지만 한화는 이날 로저스를 내세웠으나 믿기지 않는 역전패를 당했고 5연패로 이어졌다. 로저스가 2군에서 복귀해 던진 첫 경기였다. 5회까지 7-2로 앞섰지만 거짓말 같은 역전패를 당했다. 5시 25분 올시즌 최장시간 승부를 벌였지만, 한화는 헛심만 썼다. 로저스는 12일만에 1군에 복귀해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았다. 7회를 제외한 매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8회까지 4점으로 LG 타선을 묶었다.
한화는 9회말 4점차를 지켜내지 못했다. 믿었던 박정진과 권혁이 차례로 무너졌다. 9회말 무사 1루 상황에 등판한 박정진은 안익훈을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양석환을 1루수 실책으로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다. 이어 박용택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한점을 허용했다. 박정진은 서상우를 삼진으로 잡으면서 한숨 돌렸지만, 이진영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폭투가 나오면서 한점차까지 쫓기게 됐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박정진은 히메네스와 오지환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결국 밀어내기로 동점을 허용한 후에야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한화는 송은범이 2사 만루를 막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연장에서 연이어 득점에 실패한 한화는 연장 12회말 권혁이 오지환에게 안타와 도루를 내주며 만든 2사 2루 위기에서 박지규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결국 7-8로 역전패를 당했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한화는 권용관의 실책성 플레이 하나가 뼈아팠다. 권용관은 7-4로 앞선 9회말 1사 2루에서 양석환의 평범한 뜬공을 놓치면서 경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한화는 이날 경기를 내준 후 5연패에 빠졌다. 한화가 시즌 막판 아쉽게 5위 자리를 내준 만큼 이날 경기 패배는 치명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