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고 상담실장 “재단이사 지시로 시험문제 유출”

'대성학원 비리 재판' 법정서 검찰조사 과정 "진술강요" 주장도

학교법인 대성학원 교사채용비리 사건 재판에서 대성고 상담실장이 재단 이사의 지시에 따라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대전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강문경)는 지난 6일 오후 대성학원 교사채용비리 사건 관련자 25명에 대한 재판을 속행했다.

이날 재판에선 교사 박모씨와 하모씨, 윤모씨의 업무방해 혐의 입증을 위해 검찰의 요청에 따라 재단 이사 안모(63)씨의 아내 조모(64·여)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대성고 상담실장을 맡았던 조씨는 “선생님들이 일이 많아 교사채용 시험문제 출제를 부탁해서 외장하드에 관련 자료를 저장해 두고 관리해 왔다”면서 “학교에서 업무가 적은 사람에게 시험문제 출제를 맡겼다”고 진술했다.

'체육 실기시험장에 왜 갔느냐'는 검찰의 신문에 조씨는 “남편(이사 안씨)이 교사 박씨에게 시험문제를 전달하라고 지시했는데 주지 않아서 그곳에 나간 것”이라며 “남편이 지시했으나 바빠서 처리하지 못했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께 교사 박씨의 부모가 8개 은행에서 1억 4000여 만원을 출금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출처가 불분명하다”며 “박씨의 부모가 채용 대가로 돈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험문제 유출과 관련한 금품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조씨는 “나는 알지 못하는 일”이라며 부인했으나, 일부 교사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사실은 인정했다.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자백을 강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검찰은 진술서를 증거로 제시하며 “조씨는 자필 진술서에서 안모 교장이 추천해서 문제지를 교사 박씨에게 유출해 준게 맞다. 돈을 받고 한 것은 아니다고 작성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씨는 “밤을 꼬박 새운 상황에서 검사님이 큰소리쳤다. 당시는 충격이 크고 정신이 없어서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며 “강요에 의해 진술서를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